산너머 남에는
산너머 남에는2012.3.11
참다 참다 기어이 내질렀다.내 최근 형편에 휴가라니... 그만큼 급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올해는 봄이 좀 빨리 온다기에 은밀한 꽃소식의 기대가 있었다.혹시 양지바른 그곳엔 매화가 화사하게 피어있을지...내 어릴적 새미골의 은밀한 봄처럼
금요일 저녁은 친구들을 만나 먹고 마시고 악을 써며 노래하고... 그렇게 하루가 갔다.다음날은 명지를 지나 용원 선창가에서 군침이 도는 아귀찜에다 도다리 쑥국 한그릇을 뚝딱
그리고 낙동강을 따라 매리(梅里)로 갔다. 몇년전 사대강 사업을 하기전 매화가 흐드러지게 핀 매리는 우리만의 강변 명소였다.매리로 가는 강길 옆으로 수양버들은 잘리고 파헤쳐져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살이 떨리고... 분노를 넘어 슬픔이 치밀었다.이 만행에 대한 댓가는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다짐을 하고 또 했다.
허탈한 마음으로 삼랑진을 지나고 천태산 고개길을 지나 원동으로 가서 경부선 철길 옆으로 양지바른 순매원으로 갔다.


▼ 낙동강변의 원동 순매원▼ 이건 홍매(紅梅)




▼ 요건 청매(靑梅) ▼ 여기가 달력사진으로 나오는 풍경▼ 낙동강 지류인 밀양강변의 들녘... 봄이 스멀스멀 기어오고 있다.
다시 강길을 따라 삼랑진, 밀양, 부곡과 영산을 지나 자연산송이밥이 유명하다는 창녕 화왕산으로 갔다. 저녁식사가 좀 일렀지만 맛있게 먹고 어둑어둑 해지는 관룡사로 올라갔다. 10여년 전에 가본 관룡사는 폐사지를 겨우 복원한 정도였는데 화왕산을 병풍처럼 두른 절은 천하명당에 신라 8대 사찰중 하나였다 한다.





▼ 화왕산이 병풍처럼 에워싼 천하명당이다.

▼ 범종각에는 해태상이 법고를 받치고 있었다. 목각의 해태상과 투박한 법고... 그대로 큰 수확이었다.


▼ 원래 있었던 예쁜 돌계단과 일주문이다.
어둑어둑해지는 관룡사를 두고 김해 기수형집으로 휑하니 내달았다.이런 저런 얘기로 또 새벽 2시를 훌쩍 넘겨서야 잠이 들었다.
거의 점심시간이 되어 나와 근처 김해고등학교와 김해공고의 매화를 보러갔다.거기도 아직 일렀다.최근 형성된 외국인 타운에서 인도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주남지로 갔다. 동판지와 서판지 모두 새는 모두 가고 없었다.빙빙 돌고 돌아 배회하다 창원 실내체육관으로 가서 춘란전시회를 보았다.폐장하기 30분전. 다행이 화사한 춘란을 볼 수 있었다.

















창원에서 불모산터널을 지나 명지로 가서 할매국수를 하나먹고 김해공항으로 휑하니 달려갔다.그리하여 주옥같은 2박3일이 만땅으로 채워진 봄나들이였다. 아직 일렀지만...
항상 미련이 남는다.하지만 그런 미련이 있으니 우리의 연도 이어지는 거다.아쉬운데로 올해의 봄은 이것으로...살다보면 좋을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거다.그냥 받아 들이면 되는 거다.
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