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이 2013. 5. 26. 22:42

5월은

2013.5.24

 

 

초봄에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이어 연분홍의 매화와 진분홍의 진달래

그리고

하얀 목련도 지고 이어 화사한 벗꽃이 피고 절정의 향기를 내뿜는 라일락까지

피고 지고 나니 봄이 한 템포 쉬어간다.

 

 

요즘 들어 가로수로 하얀 이팝나무가 자주 보인다.

예전엔 시골에서 어쩌다 한번씩 보이던...

가로수로 흔한 은행나무와 벗나무 그리고 느티나무에 싫증이 났는지.

 

 

 

 

 

 

그 뒤로는 잎이 무성한 가운데 하얀 층층나무꽃도 보인다.

저 멀리 산 아래에는 아카시아가 하얀 꽃주머니를 잔뜩 달고 은은한 향기를 피운다.

비릿한 밤꽃까지

그리고 나무 아래엔 클로버라는 이름으로 하얀 토끼풀꽃이 소복히 피어있다.

 

 

 

 

 

 

 

 

 

 

 

왜 그럴까?

내눈엔 하얀 꽃들만 자주 보인다.

 

어느새 녹음이 짙푸르진 숲에서 하얀 꽃은 창백해 보인다.

달빛에 비친 이팝나무꽃은 파리해 보이기까지 하다.

 

삼베 옷에 푸른 몽당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상여 뒤를 따르는

원통한 여인의 곡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5월은...

모두가 절정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음지에서 아직도 추위를 타는 것들이 있다.

먼 데서 뻐꾸기가 풀꾹 풀꾹하고 울어대고

그렇게 기다리던 봄은 한숨 속에 속절없이 하루 하루 간다.

 

 

 

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