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신변잡기)

거사를 앞두고...

홀쭉이 2013. 8. 10. 15:44

 

이런 설램이...

(5인의 결사대)

2013.8.10

 

 

 

몇 일전부터 은밀한 모의가 있었다.

카톡으로 모두들 이견이 난무한 가운데 여러 가능성과 일시를 조정하여

마침내 그들은 결단을 내렸다.

 

D-day는 2013.8.10일 저녁 6시. 청계산 원터.

폭염이 전국을 덮쳐 모두들 기진맥진한 주말 저녁.

드디어 연락책 판용 특무는 접선신호를 보냈다.

 

아마도 청계산 계곡에 잠입하여 오늘의 거사를 결행할 모양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목표물과 지령은 현장에서....

 

준비물은 야간 거사를 위한 랜턴과 악천후를 대비한 여벌의 옷과 판초 우의

그렇게 군장(배낭)을 점검하는데 알콜 생각이... 

혹시 대원중 누군가 은밀히 짱박아 올지도...

깜깜한 산중 계곡에서 놈들끼리 한잔 카~~~  생각만 해도 꿀~꺽

 

아....   안되지 안돼 !!!

(세차게 머리를 흔들며)

임무완수 전에는 꿈도 꾸어선 안돼 !!!

(자아비판의 셀프 뺨 때리기 세 번)

 

아....   이 팽팽한 긴장감

대원들의 상기된 얼굴이 한명 한명 떠오르고

이어 두고온 가족생각이 난다.

그래 오늘의 거사에 실패하면 살아서 다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순간 눈물이 핑돌고 다시금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렇다.

자칫하면 그들은 여태까지 쌓은 사회적 명성과 위신을 포기해야 할 처지.

그들은 오늘의 거사에 모든 자존심과 운을 걸었다.

 

 

아침부터 서울엔 폭우가 쏟아졌다.

짙은 먹구름이 덮치더니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는지 앞이 안보이도록 퍼부었다.

흐흐흐흐흐흐

그럴수록 인근 계곡엔 엄청 물이 불어날 것이다.

아........     짜 릿....... 이 설렘이란...

 

마치 아마존 열대림 속의 원주민이 어둠속에서

카니발을 벌이듯 깜깜한 산중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쏟아지는 폭포 아래의 은밀한 소(沼), 검푸른 담(潭)에서

풍덩 풍덩..., 어푸 어푸..., 철벅 철벅...  야~호!!!

우린 벌거벗은 몸뚱아리로 찧고 까불고 소리칠 것이다.

 

 

우 하 하 하 하 하

 

그 아래로 서울 시민은 우리의 싱싱한 몸뚱아리를 씻어낸 육수를 마시고

50년산 더덕 우린 물도 마실 것이다.

 

알탕...  그것은 우리의 해방구

불루오션

 

 

광란의 현장 사진 

 

 

 

KW

 

PS : 몇년전 여름만 하더라도 고등학생이었던 큰 딸과 후덥지근한 여름날 밤

소낙비가 쏟아질 때 바깥에 나가 옷을 벗어 던지고 뛰어 다녔던 기억이 있다.

인제 딸이 동참을 안 할 것이니 나 혼자라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