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죽이는 사회
청년을 죽이는 사회
2014.04.19
별써 몇 일째인가
모든 뉴스가 대화가 그 이야기이다.
모든 것이 정지상태로 얼어 있는 것 같다.
블랙 아웃
사물은 바삐 움직이지만 무성영화 처럼
넋이 빠진 것 같은
세상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비상 구명정이나 구명동의 등 안전장구를 엄청 갖추고
첨단항법장치도 설치된
무려 6,800톤이나 되는 대형 첨단 고속여객선 (소형 페리선도 아니다.)
거기다 육지와 섬들이 가까운 연안 (망망대해도 아니다.)
평범한 기상 상황 (악천후도 아닌 날씨)
아침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칠흑같은 밤도 아니었다.)
온 종일 밝은 대낮에 구조할 수 있었던 상황
인근에 고기잡이 어선도 여러 척 조업 중
해난 사고의 판에 박힌 조건은 이랬다.
망망대해, 폭풍우 속의 높은 파도, 칠흑 같은 밤,
불과 기 백톤급 낡은 소형 여객선, 기관 고장, 화재...
너무도 평온한 잔잔한 바다와 날씨 (해뜨는 바다)
침몰한 배 뒤로 섬(관매도)이 보인다. 연근해이다.
출동한 구호선과 어선들이 쫙 깔렸다.
아....... 씨,,,,,,,,,,,,, 발,,,,,,,,,,,,!!!
대체 말이 되느냐고?!
..........................
맥이 풀리고 말문이 막힌다.
지난 2월 초인가
경주 마리나 리조트 강당 건물의 지붕이 폭삭 주저앉아
10명의 대학생들이 죽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런 대형 참사가 또 벌어졌다.
위급 상황에서 순진한 고등학생들에게 제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만을 남기고 침몰하는 배를 버린 선장과 승무원
그들은 아이들의 어버이이자 이 사회 어른들이다.
.... 참 울고 싶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이 사회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입시 생지옥으로, 취업과 백수 생지옥으로
게다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허술한 관리와 방치
무책임으로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아이들은 대체 어찌 어른들을 공경하고
선생님을 따르고, 지도부를 따르고, 조직에 순응하겠는가
순진하게 따르면 혼자만 낙오하고 죽음인데...
반면 어른들은 이랬다.
과외하지 말라는데 제 자식만 비밀과외를 시켰다.
부동산 투기하지 말라는데 사고 팔고 대단한 재테크 수단으로 몫돈을 챙겼다.
싸우지 말라 하면서 대놓고 저들은 비열하고 추잡하게 싸운다.
약한 사람, 중소기업을 도우라 하면서 대기업만 잘 되고 거기에 소속되고자 한다.
그들의 성장과 번영이 경제성장이고 강대국이고 행복한 나라인 것 처럼 한다.
예전에도 그랬다.
서로 티격태격하고 있을 때 왜란을 자초했고
왜군이 삼남을 짓밟고 밀고 오는데 그들은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국경까지 도망을 쳤다.
이 땅을 떠나지 못했던 민초들과 장졸들은 피정복민으로 능욕과 도륙을 당해야만 했다.
그들도 백성들에게 피난하라는 말은 하지 않고 떠났다.
구한 말 마지막 임금과 고관대작들도 그랬다.
온 백성이 일본제국의 식민노예가 되어 치욕과 수모 그리고 금수강산을 강탈 당해도
그들은 왕실의 재산과 식민지 정부인 총독부의 자리 챙기기에 급급했다.
아,,,,,,,,,,,,,,,,,,,,,,,,,,,,,,,,,,,,,,,,,,,,,,,!!!!!
통곡하고 싶다.
아니면 도리어 화를 내며
"너희들, 내가 앉아 있으라고 멍청하게 그냥 앉아 있냐?!"
"너희들 바보 아냐?!"
이래야 되는 건가?
사건 수습 후 어른들이 할 짓이란 뻔하다.
이건 애들도 안다.
선장과 몇몇 승무원 그리고 여객선사 책임자 처벌
초기 인명구조 실패와 지휘체계 혼선에 따른 몇몇 관계자 징계
학교 수학여행 폐지 혹은 무기한 중지
씨.....................발이다.
무책임하다.
대체 어찌 해야 하는지
하늘이 원망스럽고 참담할 뿐이다.
오늘은 4.19의거 54주년
이 땅의 청년들이 목숨을 걸고 민주주의의 찬란한 새 역사를 쓴 날
우리가 쌓아올린 자본주의의 탐욕으로 지금 이 땅의 청년들을 죽이고 있다.
아 청년들이여. 대한민국이여.
울어라. 울어라. 통곡하라.
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