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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신변잡기)

지렁이

by 홀쭉이 2013. 9. 28.

지렁이

 

2013.9.28

 

 

몇 주 전  비 갠 다음날 인근 야산의 공원 산책길에 지렁이가 많았다.

해가 나자 피부가 말라가는 지렁이가 안쓰러웠는지 wife가 몇 마리를 흙속에 넣어주고

몇 마리는 집으로 가져가 베란다 화분에 두자고 해서 가져왔다.

 

지상으로 나온 지렁이.  살기 위해 나왔지만 비가 그치자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

 

 

흙이 가장 많은 더덕 화분의 낙엽더미 속에 넣어주고 물을 주어 촉촉하게 했다.

그리곤 땅이 마르지 않게 자주 물을 주어 촉촉하게 했다.

그리하여 그 두 놈도 우리 식구가 되었다.

 

그걸 지켜본 경은이의 얘기를 들어보니 신통했다.

지렁이는 피부호흡을 하는데 비가 많이 오면 땅속이 완전히 젖어 숨을 쉴 수가 없단다.

그래서 지상으로 나와야만 호흡을 하고 살 수 있단다.

 

그렇다.

 비갠후 땅바닥에 이리 저리 꿈틀거리는 지렁이는 살기 위해 지상으로 나온 것이였다.

그런데 해가 나고 피부가 건조해지니 말라서 죽기가 쉽상이다.

그래서 지렁이는 땅속으로 다시 들어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꿈틀거린다.

그러다 대부분은 말라 죽는다.

그걸 까치나 직박구리가 쪼아 먹거나 개미밥이 되기도 하고 그냥 하수구로 흘러 들어간다.

 

참으로 생명이란...   자연이란 냉혹하고 한편으로 의연하다.

 

내가 뭘 안다고 무슨 인위(人爲)를 범했는지...

순전히 내 관점에서 말이다.

 

슬며시 화분 속의 지렁이를 다시 갖다 놓을까 싶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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