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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알탕_2010년7월

by 홀쭉이 2010. 7. 25.

알탕

2010.7.24(토)

알탕.  친구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누릴 수 없는 호사 아니 객기.

그 은밀한 밀회를 위하여 산행시작을 오후3시로 잡았다.

이번엔 과천종합청사역에서 만나 6봉능선을 타고 넘잔다.

아침부터 30km의 자전거질로 허벅지가 뻐근한데 6봉능선은 만만찮은 코스.

근데 과천방면으로의 관악산은 빼어난 암골미와 울창한 수림 그리고 수량이 풍부한 계곡으로 힘은 들어도 전혀 물리는 코스는 아니였다.  

간간이 중간 능선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거풍김종렬선생이 아랫도리를 훌렁 벗어버리게 했다. 

역시 대물.  뭐 늦은 시간에 보는 사람도 없는데.

 

(사진기를 깜빡 잊고 안가져가 이 사진 모두는 iphone으로 찍은 것임) 

 거풍선생이 앉아있는 저 바위는 흔들바위로 까딱하면 바위와 함께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  

아!!!  보낼 수도 있었는데

 

 저기 무시무시한 육봉.  나는 헥헥거리며 저기만은 피했으면 했는데 특무(김하사)는 무자비하게... 흑흑

제일 높은 국기봉이 오늘의 정상주를 하는 곳이란다.

 

 힘든 척은 혼자 다한다.  "나 안가!" 소릴 여러번 했다.  고마 콱 밀어삘까?! 

 근데 나중에 할 알탕을 못하고 내려갔다면 천추의 한이 되었을껄.

  

 등산초입부터 정상까지 우리를 환한 얼굴로 맞이해준 나리꽃.  우리 수준에 너무 과분한 선물인 것같다.

정상에서 보면 여기가 서울인지 강원도 심심산골인지 헷깔릴 정도...  큰 복이다.

 

 드뎌 정상에서 특무(판용)가 준비해온 얼린 맥주로 깐빠이!!!

우린 그냥 가지만 부식조들은 항상 준비하고 무거운걸 낑낑거리며 짊어지고 꼭대기까지...  

"그래 니들이 고생이 많다.  복받을끼다."

 

 각하께 보여드릴 인증샷이 필요했는데 이런...  전혀 내가 아닌 것같다.

여긴 차도가 없는 불성사다.  항상 갈 때마다 중이 없어 노래처럼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걷는구나"가

실감나는 호젓한 절이다.  제발 이대로...

 

 마지막 정상을 앞두고... 

 

 

정상에서 정상주 한모금 하고 새삼 서울의 자연환경에 감탄을 하며 하산을 시작했다.

불성사를 지나 계곡엔 물소리가 가득했다.

아!  여기가 좋겠네.  성질 급한 거풍선생과 특무는 여기 저기 담으로 자릴 잡으려

허겁지겁 뛰어내려 가고...

 

근데 이것들이...   알탕문기웅선생을 우찌 알고서 함부로 경거망동을...  쯧쯧.

그곳 계곡일대를 훤히 꽤뚤고있는 나는 그 아래 널직하고 충분히 깊은 우리만의 알탕을 점찍고 하수들을 넌지시 불렀다.

역시나 하는 감탄과 함께 스승님께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베낭과 옷가지를 벗어 던졌다.

 

 이놈들아!  바로 저기다 저기!!!   반수직으로 내려꽂는 폭포와 그것을 담아내는 깊고 푸른 담. 

바로 이런 곳이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알탕명당이다 이놈들아!

 

 거의 저녁 6시반이 다 되었다.  그러니 인적이 끊기고 새와 짐승들만 우리들 거시기 구경을 한다.

정말 길지여!!!  명당이여!!!  아래로 너럭바위는 고추말리기도 좋은 곳.  근데 날이 저무니...

 

 신났다.  제일 깊은 곳이 거풍선생 가슴정도.  거풍선생 표정이 어색한데 혹시?!  오줌?  아님 방구?!

에라이 물흐리는 넘들.  하여튼 심심산골에서도 나이트에서도 환영 못받는 불쌍한 인간들...

 

 나도 저기서 몇바퀴 헤엄을 쳤다.  그리 땀을 많이 흘리며 더워 죽겠다던 특무(판용)가 의외로 물에 오래있지 않았다. 

무슨 다른 뜻이 있나?!

 

 역시 그랬다.  우리들중 유일하게 식스팩맨.  군살이 하나도 없이 근육만으로 뭉쳐진 판용의 부러운 몸매.

그러니 물에 잘 안들어오지...   알아봤어야 했는데...  여성동지라도 따라왔다면 "옵빠! 꺄악!!!" 할 뻔했다.

 

 "행님!  나는 안됩미더"  가슴이 쳐진 양규는 가슴을 감싸고 아랫배가 나온 거풍선생은 물아래로 아랫배를 감추고... 

(예의상 사진사이즈를 줄여서 크기를 최소화)     근데 그위는 괜찮나?! 

 

 특무는 다이빙이라도 할 폼이다.  "니 그라다 대가리 껜다이.  고마해라 고마해.  마이 뭇다 아이가!"

 

 알탕을 마치고 산아래로 내려오니 안양예술공원 삼성천계곡엔 이런 북새통이 벌어져 있었다.

우리도 그 곁의 음식점으로 들어가 막껄리를 막 마셔대며 두달만의 해후를 즐겼다.

 

 

도심 산중에서의 알탕이 좋았든지 부르면 언제든지 콜이란다.

알탕.  우리만의 호사요 불루오션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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