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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 새가 없는 세상은 인간도 없다.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미셀러니(신변잡기)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

by 홀쭉이 2012. 4. 11.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

2012.4.11

 

 

내가 어릴적 권투영웅 홍수환이 있었다.  그는 4전5기의 신화를 만들며 프로복싱 밴텀급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2회에만 파나마의 강타자 카라스키아의 무쇠주먹에 무려 네번씩이나 다운을 당했다.  그리고 3회가 시작되자 마자 비호같이 달려들어 상대를 쓰려뜨렸다. 허를 찔린 상대가 비틀거리며 비스듬이 넘어지는 순간 확실한 결정타를 날려 카운트를 끝내버렸다.

 

홍수환은 세번째까지는 벌떡 일어났지만 기세가 오른 상대의 공세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패색이 짙어 보였던 네번째 다운에서는 주심의 카운트를 거의 채우고 일어나 상대의 공세를 피하고 라운드를 마쳤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정신을 차리고 다음 작전을 생각했던 것이다.

 

 

잘 나가던 해외법인(네덜란드)에서 졸지에 18년간 다녔던 한국본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귀국하고 이후 7년간은 여기 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여러번 다운을 당했다.  어찌보면 내가 주재근무했던 외국보다 우리나라 적응이 더 어려운 것 같다.  그때마다 절박하고 힘들었지만 그런 것도 여러번 당하다 보면 내성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출근을 하지 않는 일과에도 이것 저것 할 일이 많다.

 

우선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를 하나 골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것 저것 생각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하겠다 싶어서 그냥 마음이 가는데로 하기로 정했다.  그냥 마음가는데로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할 일도 마찬가지다.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것...  자빠진 김에 쉬었다 가는 것이다.  앞으로 내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더 힘든 상황이 전개될 지언정 그걸 모르니 불안 속에서도 막연한 기대도 있다.  사실 그 기대감이 더 크다.  뭔가 더 좋아질 것같은...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Soon it will pass."   지나고 보면 그 또한 추억이 되어 내 인생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의 한 부분으로...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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