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도라 던컨
2012.5.4
그때가 중2.
나는 그녀를 알기 전에 폴모리아 악단이 연주하는 ‘이사도라 던컨’이라는 왈츠풍 경음악을 들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나는 그 음악이 너무도 애절하고 슬퍼 낭만적인 죽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고1.
진주의 한 교회에서 그 음악에 맞춰 남녀 학생들이 쌍쌍이 포크댄스를 추었다.
너른 교회 홀을 쩡쩡 울리며 음악은 온몸을 흔들었고 나는 설렘과 두근거림.. 기절할 것 같은 황홀감으로…
이대로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맞잡은 손과 온몸은 흥건이 젖었고 바깥의 시원한 바람에 몸을 떨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음악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고 등골에 골수가 흘러 내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어쩌다 시골길을 드라이브하다 이 음악과 함께 그녀의 화려하고 비극적인 생애에 대한 나래이션을 슬쩍 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모른다.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내 강렬한 추억에 흠집을 내선 안되기 때문에.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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