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엔...
2012.12.15
오늘 조간신문 사회면 기사에 페이스북과 구글 등이 국내법의 규제로 60년전 서울의 지도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정확한 지리기반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사정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그 지도에 나오는 서울의 모습이 새삼 놀랍고 아련하다.
해방 이후 서울은 인근의 경기도 접경지역을 야금 야금 흡수하여 그 덩치를 키워 온 모습이 보인다.
마치 재벌의 계열사 불리기 처럼 말이다.
신시가지라는 양천(목동)도 광명시였고 방배동(강남)도 과천 땅이였단다.
그땐 아예 강남이란 단어조차 없었단다.
관악구는 안양으로 찍히고 강서구는 부천으로 광진구는 구리로 서해 5도는 아예 황해도로 찍힌단다.
그럼 거기 사람들은 북한 주민???
근데 당시 서울 지도를 보면 정말 놀랍고 정겨운 사실이 눈에 띈다.
한강을 보면 정말 굽이굽이 S-라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송파구 잠실 앞 한강 쪽으로 여의도 보다 큰 섬이 있었고 하여 잠실 쪽으로
흐르는 갈래 강을 송파강이라고 불렀단다.
아... 얼마나 정겨운 이름인지...
그리고 난지도 매립 전 난지도라는 물동이동 섬이 있었고 생식력 뛰어난 절경의 뻘과 갈대 숲을 이루었단다. 아마 그래서 북한 출신의 김소월은 서울 유학시절 난지도 근처에서 누나와 자취를 하며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라는 시를 읊펐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함께 그 아름다운 섬들은 매립되고 또한 그 유려한 S-라인들은 콘크리트 도배와 함께
직강공사로 단순 배출을 위한 공간이 되고 말았다. 빼내버려야 하는...
재미있는 것은 당시 지도에서는 여의도는 섬이 아닌 것으로 나온다.
실제 여의도는 여름 홍수 때만 영등포 쪽으로 샛강이 생겨 고립되고 그 외는 그냥 걸어서 왕래가 가능한 농경지 혹은 모래벌판이었다 한다.
그곳 출신의 지인에 따르면 영등포와 여의도는 붙어 있었지만 저지대로 여름이면 자주 범람을 했고 상류에서 떠내려온 온갖 쓰레기로 냄새가 심하고 모기가 극성을 부리던 곳이었단다.
하여 외부 이주민이나 하층민들이 강가 포구 근처에 몰려 살았고 다소 지저분하면서 칙칙한...
그렇거나 말거나 얼마나 정겨운 모습인지...
그런 모습이 그리 오랜 옛날이 아니다.
불과 수십년... 주로 내가 태어난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하기야 내가 상사로 모셨던 한 분도 잠실벌에 논이 있었고 그곳 쌀을 먹고 자랐다 한다.
그리고 내가 사는 아파트 앞 공터를 위에서 내려다 보면 목동신도시 아파트 건설 이전 시골농가의 집터...
돌담과 방들이 도란 도란 놓인 흔적이 보인다.
아직도 당시의 감나무와 뽕나무가 그 곁에 있고 까치 한 마리가 초겨울 가지 끝에 달린 남은 감을 파먹으며 아련한 옛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 옛날이여!!!
kw
'미셀러니(신변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안의 자연 (0) | 2013.03.17 |
---|---|
천호진... 이 사람 이거... (0) | 2013.02.20 |
사는 게 뭔지... (0) | 2012.11.30 |
9월이 오는 소리 (0) | 2012.08.30 |
강남 스타일 (0) | 2012.08.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