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뭔지...
2012.11.30
그럭 저럭 직장을 쉰 지가 반 년
50이 넘은 나이가 이 곳 저 곳을 기웃거리기엔 거추장스럽고 무거웠다
그리고 찾아 온 기회
정말 절박했고 간절했다
대면하여 서로를 확인하는 몇 마디에 초긴장...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적이 없었다
겉으로 태연한 척 했지만 두 차례의 대면을 마치고 나오면서 비틀거리고 바깥의 찬 바람에 한기가 돌고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집에 와서는 녹초가 되었고 쓰러져 코를 심하게 골았단다
그리고 다시 일 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험한 것이든...
또한 내가 잘 모르는 행운이 따를지도 모르지만
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쪽도 절박하긴 마찬가지여서 일단 결정을 했으니 빨리 와서 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를 정리할 시간이 그리고 새로운 향기로운 술을 담을 새 부대를 마련할 시간을 갖고 싶었다
자신을 지킨다는 것...
나는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 자신에 대한 실험이라고 했다
나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계속 지킬 수 있을까
...
나중엔 나 자신이 뭔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결심을 했으니 포기는 할 수 없다는 오기가 생겼다
자신이 뭔지 그걸 지킨다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는지도 희미한 가운데 그걸 지키려 애를 썼다
아니 오기를 부렸다
그래서 오늘까지 왔고 다시 여태 살아왔던 일상으로의 복귀를 앞 둔 지금...
하지만 이런 적도 있었다
관광지나 등산 중 산사를 만나 절 구경을 하면 친구따라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다시 돌아가고픈 염원을 되뇌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절해졌고 나중엔 가슴이 뭉클할 정도였다
그리고 몇 주 전 예전 첫 직장 입사동기 모임 술자리에서 나는 잔을 돌렸고 나름 정성스레 싼 보쌈안주를 말아 모든 동기들에게 입에 넣어 주었다
한 친구가 마치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나의 그런 변화를 지적하고 변설을 늘어 놓았다
그만큼 지쳐가고 절박해졌던 것이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그래... 나의 그런 변화에서 이미 미래는 내 옆에 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어떠한 도전이든 행운이든...
그 주어진 기회, 미래는 이미 내 곁에 있고 내가 함께 하는 자세에 따라 내가 모르는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내게 또 다른 미래를 보여줄 것이다
KW -- 아침에...
PS : 다시 한번 절감했던 삶의 무게...
고흐와 김훈의 고뇌
전철 속의 이동 판매원, 노상 파파라치 행상들, 노숙자의 구걸...
어찌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엄숙하지 않을 수 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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