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남강유등축제
(진주시장1인시위 관련)
2013.8.3
이번 주 휴가중 참신한 기사 하나
내가 진주 출신이라도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이창희 진주시장의 서울시청 앞 1인 시위
내가 어릴 적 진주엔 10월 초순이면 '개천예술제'가 열렸다.
당시로선 전국 최대의 민속 예술제였다.
온갖 민속 음악과 예술의 종합잔치였다.
얼마나 뻑쩍지근한 행사였던지 경남 인근의 어른들이나 애들 할 것없이 가슴 설레는 볼거리 많은 큰 잔치였다. 예술제 기간 동안에 인근 수 십리 밖의 친척들도 진주 우리집에 들러 몇일 씩 묵어가며 예술제를 보았고 사람들로 넘쳐나면 마당에서도 거적데기를 깔고 자기도 했다.
온갖 민속놀이나 장기자랑, 각설이 놀음, 남사당패, 활쏘기, 폭죽놀이, 소싸움 등이나 각종 국악 경연대회 그리고 곡마단, 약장사 등 별의 별 희안한 것들이 다 들어와 자리를 틀고 한 마당했다. 어린 눈에 그 신기함과 설렘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중에도 초 저녁 무렵이면 진주의 모든 학교에선 학생들이 유등을 들고 남강으로 나가 지금의 촉석루 위 아마 천수교 부근에서 촛불을 켜고 등을 띄웠다. 유등행사는 예술제의 하이라이트이자 대미를 장식하였다. 몇 년 전부터 민속놀이는 전주의 '전국대사습놀이'로 빠져 나가고 유등축제만 남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유등축제는 임진왜란중 왜군이 진주성을 포위하자 성에 고립된 관군이 외부의 지원군과 교신을 위해 띄웠던 것이란 얘길 들었다. 아무튼 중과부적의 대격전에서 1차 공성전을 승리로 막아내고 종전에 임박하여 퇴각하던 왜군이 전력을 총집결하여 1차전 패배를 설욕하러 대공세를 펼쳐 진주성은 무너졌고 6만 장졸과 성민 모두 도륙을 당했다고 한다. 시체가 쌓여 산을 이루고 피는 남강을 붉게 물들였다고 한다. 진주성 북장대 근처에는 당시 목숨을 바쳐 장렬하게 싸웠던 뜨거운 피를 가진 조상들의 원혼들을 모신 충렬사가 있고 그 아래엔 비석들이 마치 부도밭처럼 빼곡하다.
지난 2010년 어줍잖게 공무원을 한답시고 시장 비서실장으로 있던 시절
당시 모셨던 시장께서 진주에서 전국체전을 참석하였는데 체전보다는 유등축제에 더 많은 감동을 받고 와서 우리 지자체에서도 하천을 살려 유등축제를 하자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진주유등축제 비디오를 찍어와 직원들에게 보여주며 분위기를 잡았고
시청 국장회의에서도 지시를 한 바가 있어 제법 움직이는 듯 했다.
하지만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축제준비위원회가 구성되고 구체적으로 유등행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참고있던 것이 터져나왔다.
그 지역의 예술분야 관계자, 외부 행사전문기획단 그리고 관계 공무원이 모여 토론을 하던 그 자리에서 흥분된 목소리로 일갈했다. 대체 진주유등축제가 어떤 유래로 어떤 역사를 가진 행사인데 비주얼과 상업성만 추구하는 아류의 행사를 모의하느냐고... 회의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시장의 의중에 반대하는 비서실장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아무튼 결국 축제에 유등행사는 들어가지 못했다.
3년 전인가 손님 만나러 교보빌딩 근처에 갔다가 마침 청계천 유등행사가 벌어져 근처에 갔더니 너무 많은 입장객으로 2시간 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유등축제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거기에 몰려든 너무 많은 관람객에 짜증났고 비슷한 시기의 진주유등축제가 반쪽이 될까봐 걱정되었다.
그런데 이창희 시장의 1인 시위...
(개인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원조와 시시비비를 떠나 일갈하고 싶다.
"너희 놈들... 대체 임란중 이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진주성민의 원한을 아는 놈이라면 나와라."
"너희 서울은 왜군이 들어오기도 전에 백성과 도성을 버리고 도망간 놈들이 아니냐?!"
"인제 기껏 수도라고 아류를 만들어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여 장사나 해먹는 놈들이다."
"까불지 마라. 이넘들아. 너희들이 그렇게 촐삭대는 바람에 조상과 나라 욕 먹인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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