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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신변잡기)

작은 고추의 열등감

by 홀쭉이 2016. 4. 19.

작은 고추의 열등감

(MLB 박병호의 홈런)

2016.4.19(화)

 

또 터졌다.

MLB 첫해의 박병호의 3번째 홈런.

이번엔 밀어친 우중간이었다.

솔로홈런이지만 그날의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홈런.

 

자주 나오는 홈런이지만 우리 언론이 유난을 떤다.

고놈의 비거리로...

 

목동전용 홈런타자가 아님을 증명했다느니

2호 홈런이 비거리 142m로 미네소타 타깃필드 구장 최장거리 홈런이라느니

3호 홈런은 밀어쳐도 우중간의 7m 담장을 훌쩍 넘겨 비거리가 129m 라느니

하여튼 얼마나 멀리 쳤는가를 갖고 갑론을박, 자화자찬이다.

 

골프를 해도 한국, 일본 사람들은 유독 비거리 땜에 고민이 많다.

물론 멀리 치면 기분 좋고 점수도 좋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스코어와 직결되지는 않는 줄 알면서도

짧으면 남자로서 자격지심이 생긴다.

해서 일본과 한국에서 발매되는 신제품은 대부분 비거리를 향상시킨다는 판에 박힌 세일즈 포인트가 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고추를 달고 있는 놈이면 누가 멀리 오줌을 누는지 내기를 했다.

물론 장총이 유리하긴 하지만 어떤 놈은 권총으로도 용을 써서 비거리가 길기도 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있다.

반면 "큰 놈이 싱겁다."도 있다.

 

근데 모두 이것들은 뭔가 작은 것에 대한 열등감의 우회적 표현으로 들린다.

작지만 단단하고 기술이나 힘도 좋고 그래서 더 만족스럽고

반면 커도 히죽히죽 매가리가 없어 실망스럽고...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게 혼구녕이 난 일본이 전후에

조선 출신의 레슬러 '역도산'은 거구의 미국프로레슬러를 꺼꾸러 뜨리고 대리만족을 했던 적이 있었다.

 

풋!!!!

 

고마 해라 고마 해.

뱅호 어깨 힘들어가 어깨 다치겄다.

그래서 선수생명 짧아지면 손해가 보통이 아닌데도 말이다.

 

뱅호야!  마이만 넘기라.

그기 턱걸이가 됐든 폴대를 맞추든 마이만 넘기라.

그기 니한테도 구단에게도 좋다.

 

짧아서 대리만족하는 열등감에 쩔은 넘들 신경쓰지말고

니 배트 나가는데로 휘두르는데로 잘 맞추고 많이만 넘겨라잉.

 

KW(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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