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2. 폴란드 바르샤바.
다시 한번 한 많은 민족임을 실감하고.
오후 2시까지 빡센 미팅을 끝내고 늦은 점심식사에서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 노벨상 수상자를 무려 17명이나 배출했단다. 그런 자랑에도 불구하고 그들 말로 Zal(우리 말로 '한')을 언급하자 움찔했다. '한'이란 단어는 울나라나 폴란드 같은 나라에나 있는 말이다. 쇼팽의 음악의 애잔한 슬픔과 근현대사에서 독일과 러시아에 당한 질곡의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이어서 내가 울나라가 강대국에 의해 식민살이와 남북분단된 한을 얘기하자 자연스런 동병상련이 있었다. 작년에 울나라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1등 수상을 언급하자 탄성을 질렀다.
영화 '피아니스트'를 언급하자 둘이 목소리가 떨리며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묵은 한을 건드리면 발끈할 수 있지만 동병상련 하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이들과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내 다음 행선지 스톡홀름으로 가는 공항까지 예정된 택시를 취소하고 직접 운전하여 데려다 주었다. 다음에 올때는 꼭 하루 먼저 와서 자기가 영화 '피아니스트'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미 두번이나 가봤지만 모른체 다음엔 그러겠다고 했다. 세번 아니라 열번이면 어떤가. 그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풀어줄 수 있다면. KW
PS. 공항이름도 쇼팽공항이다.
예전에 썼던 'Zal'이다.
http://m.blog.daum.net/mr_serious/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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