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그래야만 하는지?
2011.3.10(목)
모처럼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저녁먹고 10시 KBS1TV 환경스페셜을 시청했다.
깜빡해서 처음부터 보지 못하고 중간쯤에서 보기 시작했다.
대체 뭔 주제로 보여주는지 흔히 보는 알래스카 연어들의 회귀와 철새들의 이동, 아프리카 누떼의 이동 등을 보여주었다.
그러다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독수리가 작년 겨울 한국의 엄동설한에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기진맥진한 것을
조수보호단체에서 포획하여 돌봐줘 기력을 회복하여 다시 자연으로 방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근데 고놈의 독수리 날개와 다리에는 커다란 인식표를 덜렁거리게 메달아 놓고 어떤 놈은 GPS 추적기까지 덤으로 부착하여
날려보냈다. 순간적으로 열받아 그냥 욕지꺼리가 넘어왔다.
"에라이 xx넘들... 좀 곱게 보내주면 안되나?!" "꼭 저래 생색을 내고 지랄들을 해야하나?!"
지한테 지 대가리보다 큰 인식표나 GPS 추적기를 달고 다니라면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지... 그것도 날라 다니는 새들한테 말이다.
불필요한 깃털 하나도, 발가락에 붙은 조그만 흙도 털어 버리고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낀데...
그것도 수백 수천 킬로를 날아 머나먼 이국땅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말이다. (적어도 지한테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왼쪽 오른쪽에 같은 번호로 두개의 인식표가 붙었다. 미안하네.. 미안해.)
그냥 콱 그넘 모가지에 쇠굴렁쇠를 쒸워버리고 싶다.
꼭 그래야 자연보호고 연구관찰인가?
철새가 날아오는 지역에 가보면 더러 무리중에 다리나 날개에 누군가가 부착해놓은 인식표를 볼 수 있다.
붙여 놓은 넘들은 반가울지 몰라도 나는 기분 졸라 더럽다. (디카로 찍은 사진에서는 포샾질로 지우고 싶다. 아.. 왕짜증)
갑자기 자연이 아닌 인공을 보는 기분이고... 심지어 이리 저리 손을 타 굴러먹은 술집 작부같은 느낌이 든다.
작부가 미운게 아니라 굳이 그렇게 만든 인간들의 알량한 선심이 미운 것이다. (병주고 약주는...)
다리가 부러지든 모가지가 비틀어지든 좀 놔주면 안될까?
그것이 자연이고 그것이 또 다른 신비가 아닐까?
그것이 우리가 저지른 만행이라면... 그 뒤틀린 놈, 사라져 가는 놈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한 느낌이라도 가지지는 않을까?
지쳐 쓰러지고 영양실조로 비실비실하고 농약먹어 삐들삐들하고...
그래. 그넘들 아까징끼 발라주고 붕대감고 수퍼에서 사온 사료 멕이고 고기 멕여 기력차려 가락지 끼워 보내주면 그넘이
내새끼되나? 그래서 내 마음이 편해질까?
그런다면 멸종위기 종들이 번성해질까?
차라리 멸종하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가느다란 명맥을 억지로 이어가느니 차라리 없어져 큰 상실감으로 통곡이라도 할 수 있다면...
인제 우리한테 가장 큰 상실과 슬픔은 자연을 찾아간 그곳에 자연이 없슴이다.
KW
PS : (도무지 화가 나서..) "야이 xx넘들아! 제발 손 좀 대지마라! 그기 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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