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라고라고라?
2011.7.22
4대강사업을 밀어부치는 사람들이 얼마전 서울을 다녀간 외국유명인사가 한강에 대해 언급한 것을 가지고 그들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어떤 연유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배가 다니지 않는 한강은 죽은 강이다." 뭐 이런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무식방자한 그넘의 아가리를 확 찢어버리고 싶다.
그리고 그 말을 재빠르게 인용하여 써먹는 넘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한강을 비롯한 전국의 하천들의 수질이 개선되고 따라서 생태가 조금씩이나마 회복되는 것은 그간 우리 국민들이 퍼부은 혈세로 우수와 하수분리 그리고 하수정화처리를 한 결과이다. 또한 환경단체나 개인들이 끊임없이 공장 오폐수 무단방류를 감시하고 절제를 한 덕분이다.
그래서 겨우 살려놓은 우리의 강에 배가 다니지 않는다고 죽은 강이라니...
그속에는 민물고기 뿐만 아니라 숱한 생명들이 살아 숨쉬며 우리와 호흡을 같이 하는데 죽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순천만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이다.
당시 울나라는 도약하는 개도국으로 제조업이 근간을 이루어 아시아의 잠룡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 댓가로 먹고사는 것은 조금 나아졌는데 환경파괴라는 큰 희생을 치르고 있었다.
하여 전국의 대부분 도시하천 주변지는 썩어 악취가 진동하는 기피동네였다.
당연히 부동산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제일 싼 곳이였다.
당시 내가 첫 해외출장으로 독일 하노버에 간 적이 있었다.
하노버가 워낙 붐벼 호텔방을 잡을 수 없어 80km 정도 떨어진 온천지역에 일행들과 숙소를 정했다.
하여 일주일 내내 아침에 출발하여 전시장 폐장을 하고 밤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전시회가 끝나고 여유가 생겨 한가한 주말 아침 숙소 근처를 산책하다가 농로 옆 자그만 실개천에서 이삼십센치 정도의 송어떼를 보고는 넋을 놓고 말았다.
물이 맑아 고기가 사는 것도 그랬지만 사람들이 그런 고기를 잡지도 않고 그냥 둔다는 것도 놀라웠다. 아마 당시 우리네 사정이라면 당장 팔다리를 걷어부치고 들어가 그 싱싱한 매운탕깜을 작살냈을껀데...
안양천 숭어떼
이렇게 멀쩡히 살아 숨쉬는데 죽었다니..
이렇게 생명력이 넘치는데 말이다.
월척급 이상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간이 벌렁거릴 정도다.
나는 그 부러움을 지난 기십년동안 간직해왔고 아직도 그 동경은 여전하다.
근데 우리도 개발시대의 정점을 지나고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하천이 살아나고 생태계가 복원이 되면서 예전 선진국 하천에서나 보았던 물고기들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사람들은 가로수로 심어놓은 감나무와 사과나무에서 그 과실을 따먹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탐스러이 지켜보는 것이 더 가치있다는 것을 알고 애지중지 하게 되었듯이 동네 하천에서 발 아래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줄 알게 되었다.
낙동강 하구 염막
서울의 한강 지천인 공릉천, 안양천, 중랑천, 탄천(양재천), 왕숙천 등 같은 곳만 해도 바다로부터 올라온 고기와 한강을 오르 내리는 민물고기가 무수히 많다. 한강하류, 울산의 태화강, 포항 형산강, 하동 섬진강 같은 곳은 어부의 그물이 무거워 낑낑댈 정도로 밀도도 높다. 그러니 그런 강에서는 어류나 수생생물을 먹고사는 철새나 수달 등의 사냥하는 모습이 흔하다.
장어를 잡은 가마우지(공릉천)
근데 죽었다니... 야이 새끼들아 죽었다니 대체 뭐가?
죽은 것은 강이 아니라 네놈들 탐욕에 눈이 먼 정신이 썩고 죽은 거다 이놈들아!
그넘들이 흔히 예를 드는 독일의 라인강, 런던의 템즈강과 파리의 세느강을 보자.
내가 수십번도 더 가본 그강들은 수질이나 하천생태면에서 서울의 한강보다 훨씬 못하다.
배가 자주 지나다니는 그강은 빠지면 익사보다 더러운 물에 감염되어 먼저 죽을 것같다. 물론 상류로 가면 조금 나아지겠지만 도심통과구간의 그곳들은 거의 뻘물 수준으로 혼탁하다.
그곳을 찾아온 멋모르는 젊은이가 아니면 물에 뛰어드는 시민은 잘 없다.
그래 그런 강에 배 좀 떠 다닌다고 살아있고 배가 없는 우리 강은 죽었다라고라?!
이런 무식방자한 넘!
그럼 우리 강속에 숱한 생명은 뭐고 지천으로 연결된 생태계는 또 뭔데?
대체 탐욕으로 눈이 멀면 대체 보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모든 것이 개발대상이고 인위로 만들어야 하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지들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양지바른 곳에 넓은 땅 차지하고 호강을 하고 싶어할꺼다.
개콘버전 여당당 대표의 이름으로
"앞으로 이런 사람들은 수장시켜 물고기 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근데 고기들이 그 오염된 넘들의 살을 뜯어먹으려나???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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