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국일보에 나온 기사다. 가슴 아프고도 한편으로는 기쁜 소식이다.
오죽 홀대받고 살길이 막막하면 저렇게 국적까지 바꾸고 낯선 이국땅에서 살겠다고 하느냐는 동정론이 앞선다.
예전에 네덜란드에서 세계랭킹 1~2위를 다투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묵는 선수단 숙소와 이동차량을 보고 비인기 종목의 비애를 실감할 수 있었다. 명색이 국가대표 선수단이 묵는 숙소가 선수들 손수 만들어 먹어야 하는 콘도 수준이였다.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는 차량도 봉고같은 마이크로버스였고 유럽에서 나라간 비행기로 이동시 그 덩치 큰 선수들이 일반석자리에 쭈그려 앉아 다녀야 했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몇 달뒤 2006년 월드컵을 대비하여 전력점검차 암스테르담을 방문한 한국국가대표팀은 공항에서부터 교포의 열열한 환영을 받으며 도심의 5성급 호텔에 묵으면서 몸을 풀고 네덜란드의 어느 프로팀과 단 한 게임만 치르고 돌아갔다. 비행기로 이동도 물론 전원 널직한 비즈니스석에 앉아 갔단다.
근데 이런 비인기종목의 설움은 우리뿐만 아닌 것같다.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호주의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는 국제경기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춘을 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도 올림픽에서 싸이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도 동네사람들이 푼돈을 모아 참가경비를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귀국후 환영퍼레이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선 한국이 메달리스트에게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후한 보상을 해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나도 자세하게는 잘 모른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국제대회에서 국위선양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위하여 엘리트스포츠를 육성하고 국가재원을 많이 사용하기 보다는 일반 국민을 위한 스포츠 기반시설확충과 운동프로그램개발과 보급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한다.
이미 현실이지만 한국같이 작은 나라가 모든 스포츠에 두각을 나타내기 위하여 막대한 투자를 하기는 역부족이다. 결국 자본주의의 논리와 국민정서를 감안하여 적절한 배분과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이런 추세도 한국의 국가경쟁력향상으로 인한 해외진출이고 세계화의 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최근들어 많은 분야에서 그간 갈고닦은 잠재력이 분출되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산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이고 문화와 이런 스포츠분야에도 경쟁력을 발휘하는 분야가 더러 있다.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부분으로 ‘한류(韓流)’가 있다. 그리고 스포츠에서는 ‘태권도’가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인제 ‘하키’, ‘양궁’, ‘핸드볼’에서 세계진출이 된다면 어찌보면 ‘가공수출’로 볼 수도 있다. 그들 스포츠가 우리토종이 아니다 보니 한국에서 가공하여 부가가치를 높여 역수출하는 것으로 볼 수있다.
세상은 살아갈수록 같은 사안에 대해 다양한 갈래로 해석이 된다. 아마 이런 사건이 30년전에 벌어졌다면 빈국의 설움으로 눈물을 훔쳤어야 했겠지만 오늘은 오히려 흐믓하게 지켜보고 격려라도 해주고 싶다.
먼 타국으로 떠나고 귀화하여 그나라 국민으로 살아가야할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 그리고 한국민으로 자긍심을 드리고 싶다. 부디 당신들의 조국(祖國)을 잊지마소서.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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