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2009.8.13
참 제목 하나는 거창하다. 그러나 내용은 삼천포로 빠졌다라는 소릴 할지도 모르겠다. 근데 사실 이것보다 더 중요하고 우리 삶의 중심에 있는 이슈가 있을까? 그렇담 이글은 내가 평소 억제하고 있다 배출하고 싶었던 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글을 쓰는데 내가 너무 심각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enjoy를 해야 하는 것이니 그냥 가볍게… 읽는 사람도 부담없이… 씩~ 웃어주면 된다. -_-
참여정부의 성매매 단속
지난 참여정부에서 성매매단속으로 일약 스타로 부상한 김강자총경(63. 종암경찰서장역임, 현재 한남대 경찰행정학과교수로 재직중)이 있다. 그녀는 우리나라 매춘의 일번지라는 청량리와 미아리, 마장동 일대를 관할하는 종암경찰서장에 부임하면서 성전(性戰)을 개시했다. 하여 그일대의 매춘업소는 줄줄이 폐업을 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얼마나 단속의지가 강했던지 일부 업소주인들은 데모도 하다 권력유착의 로비와 협박도 하다 심지어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인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한 접대부들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매춘업소들이 떠난 그곳은 건설업자들이 게걸스레 달려들어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되었다.)
신문기사 (스크랩)
암튼 김서장을 발탁했던 참여정부는 여성인재 중용과 도덕성을 확보하는 꿩먹고 알먹기식 인사를 한셈이였다.
근데 그 서슬이 시퍼렇게 단속을 해왔던 그녀가 어느 날 공창(公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곤 여태까지 성전으로 쌓아올린 그녀의 명성에 먹칠을 하게 되었다. 그이후 그녀의 존재가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녀가 왜 그랬을까?
MB 정부의 성매매 단속
지금 MB 정부에서는 매춘단속이 더 심한 것같다. 기독교단체의 드센 목소리를 등에 업고 MB는 훨씬 더 강력한 엔진을 달고 매춘업소와 성전을 벌이고 있다. 매춘단속 건수에 따라 관련 경찰과 공무원이 포상과 승진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한다.
그리고 돈을 주고 성행위를 한 일반인들에게도 신상공개 및 형사처벌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하여 직장인들끼리 회식 혹은 거래선 접대로 술자리가 거나해지고 분위기따라 2차를 갔던 평범한 직장인이 졸지에 경찰에 잡혀가 조사를 받거나 가족과 소속회사에 매춘사실을 통보하는 바람에 수모를 겪는 경우도 있다. 거의 사회적 매장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서 인권운운 했다가는 몰매맞는 분위기다.)
참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글고 그리 단속을 하는데도 자리를 옮겨가며 업소는 성행하고 있고 그 수법은 정말 신출귀몰할 정도다.
금기의 폐해
올해 8월 6일 뉴스기사다. 참으로 도발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택도 아닌 엉뚱한 놈이 별 희안한 사고를 다 친다.’ 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위의 주인공은 자신의 거사(?)이유를 명확하게 밝혔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대게 미국이나 일부 국가들에서 벌어진 유사한 총격사건에서 대부분 범인들은 현장에서 자살을 하거나 경찰에 저격되거나 혹은 언론이나 종교단체를 비롯한 교화단체에서 범죄동기를 무시해버리기 일쑤여서 크게 부각이 되지 않은 편이다.
‘처녀가 임신을 해도 이유가 있다.’는 옛말마따나 그런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는 나름 말못할 고민과 억하심정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따스한 눈길로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적어도 그들을 사회의 공적 혹은 잠재 테러리스트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것이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다.
하수도와 문명
18세기중반까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한다. 대소변을 바깥에 나가 대충 처리를 했다 한다. 그래서 위생문제로 전염병이 돌면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다 한다. 파리(Paris)의 시가는 옷통 똥밭으로 당시 상류층 여성들은 그걸 피하려 오늘날 유행하는 하이힐을 신기 시작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유래담이 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가 자랑하는 화장품중 향수도 그 냄새를 지우고 좋은 냄새를 피우려 만들어졌다 한다. 우찌 알았는지 사향노루 숫컷의 생식기에서 냄새 좋은 향수의 원료를 구해서 썼다 한다.
암튼 그래서 나폴레옹은 집권후 파리의 지하에 대규모 하수시설을 만들어 먹고 싸기만 하던 사람들의 하수와 배설물을 처리하였다 한다. 대체 그 시설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아직도 파리의 관광지로 명성이 자자하다고 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영화 ‘배트맨’의 무대이기도 하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 하수도시설 (개인블로거에서 가져옴)
근데 최근 고고학계에서는 파키스탄 북부지방에서 기원전 5천년경에 상수도와 하수도 시설이 갖춰진 도시를 발굴하였다고 한다. 하여 일부 학자들은 그들의 문명이 우리가 알고 있는 4대 문명을 능가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출의 중요성
예전에는 사람들이 만나면 식사를 했느냐고 안부인사를 했다. 근데 얼마전 친구중 한녀석이 간만에 만나 “요즘 똥 잘 싸냐?” 라고 물었다. 어리둥절했지만 그친구는 빙긋 웃으며 잘 싸야 두루 편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참으로 나이들면서 관록이 묻어나는 말이다. 옛말에 ‘선비사별삼일 일신우일신’이란 말이 그넘을 두고 한말인 것같다. (영식아. 웃어라!)
사람의 신체도 상하수도가 있다. 들어가는 기관이 있으면 반드시 배출하는 기관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집단으로 몰려 사는 곳에는 반드시 상수와 하수시설이 있다. 그 중요성에서 어느 한곳을 등한시 할 수가 없다. 소위 탈이 난다는 것은 그 어느 한곳이 막힌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못 먹게 되거나 먹어도 소화를 못하거나 배출을 못하는 것이다. 사실 먹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소화와 배출에 대해 더 많은 걱정과 병을 안고 사는 편이다. (비쩍 마른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를 보는 사람들은 맨날 좀 잘 먹으라고 인사치례를 하지만 정작 나는 소화와 배출을 훨씬 중요시 여긴다. 하여 요즘 회식이나 파티를 하면 과식에 대한 부담으로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이 많다.)
그러나 또 다른 배출도 있다. (휴~~~ 인제사 진짜 본론으로 들어간다.) 성적욕망은 기본적으로 배출의 욕구이다. 몸속에 있는 뭔가를 털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추상적인 욕구든 구체적 물질이든 반드시 배출을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공통적인 것이다. 종족보전을 위한 본능과 쾌락 그 오묘한 결합으로 딱히 그 욕구의 원천을 규정하기가 힘들다. 최근 생물학자들은 자연계에서도 동물들이 단지 종족보존본능만이 아닌 쾌락을 위한 성행위를 한다고 주장한다.
성풍속도와 매춘
어떤 학자가 말하길 인류최초의 직업은 매춘(賣春)이란다. 어떤 기준인지 모호하지만 가진 것이 몸뚱이 밖에 없고 오락이 없었던 원시시대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박수동화백의 연재만화 ‘고인돌’을 보면 빙긋이 웃슴이 나오면서도 성을 주제로한 해학이 가히 철학적이다.)
박수동화백의 18년간 연재만화 '고인돌'에 나오는 캐릭터
우리나라 주요도시에서 잘 알려진 매춘가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주로 육로와 해로의 종점에 위치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하여 주로 항구도시의 부두와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부근에 있다. 내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진주에도 진주역 근처에 유곽이 있었다. 서울에는 서울역, 영등포역, 청량리역(588), 미아리(텍사스), 마장동 서부터미널이 주무대였고 부산에는 부산역과 부산진역 근처에 있었고 남포동 자갈치시장과 부두에서 가까운 ‘완월동 달동네’가 있었다. 인천에는 연안부두에서 가까운 곳에 ‘Yellow House’가 있었고 대구는 어딘지 잘 모르겠는데 ‘자갈마당’이라는 곳이 있었다 한다.
폼페이 유곽의 춘화(春畵)
폼페이 유곽방향표시석 (아마도 남성전용 유곽???)
95년 겨울에 가족과 함께 이태리 나폴리에 인접한 폼페이에 관광을 갔을 때였다. 폼페이는 인근에 베수비오산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거기서 화산이 폭발하여 화산재로 매몰이 된 옛 그리스의 도시다. (이태리에 있지만 그리스인들이 주로 많이 살며 해상무역이 발달한 곳이였다.) 한때 폼페이는 무역이 번성하여 대단히 번창한 도시였는데 화산폭발로 도시전체가 매몰되어 역사에서 사라진 도시다. 하여 오랜 세월이 지나 화산재를 걷어내고 발굴을 하니 당시 생활상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고고학자나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폼페이 부두에서 직선대로를 따라 가장 빤히 보이는 곳에 유곽이 있었다. 부두에서는 유곽에 이르는 길 위로 남성성기 모양으로 방향표시를 돌에 새겨놓았다. 아마도 공창(公娼) 이였던 것 같은데 당시의 유곽은 재미있는 관광코스였다. 당시 춘화(春畵)에 해당하는 그림도 있었고 여러가지 체위도 벽에 그려져 있었다. 당시 남녀가 끌어안고 있다 화산재를 맞아 그대로 죽었는지 서로 엉겨 붙은 유골도 있었다. 암튼, 오랜 기간 항해로 굶은(?) 선원들은 허겁지겁 유곽으로 뛰어가 욕구를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개인 블로거에서 가져옴)
독일의 홍등가
한국은 예와 도덕을 중시한 조선시대 유교의 영향을 받아 남녀사이의 성(性) 자체를 금기시 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은 다소간 개방적으로 변하고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하면 폐쇄적인 편이다.
하지만 조선이전의 왕조였던 신라와 고려시대만 하더라도 상당히 자유분방한 성풍속도를 볼 수 있다. 신라의 ‘처용가’에서도 그렇고 성을 묘사한 그림이나 토우(土偶)들을 보면 정말 놀랍다. 고려는 태조왕건이 결혼정책으로 통일왕국을 유지해나가기 위해 지방호족의 딸들을 맞이하여 무려 20명이 넘는 부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고려시대의 성은 대단히 자유분방했다고 한다. 고려속요 ‘만전춘’에도 남녀간의 애정행각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그러던 고려말, 성이 문란하고 왕과 신하간의 질서가 무너지자 고려말 개혁파들은 예와 도덕을 강조한 주자학을 받아들여 나라를 바로 잡고자 했다. 하필이면 하고 많은 유교의 덕목중 예와 도덕을 강조하다보니 지나치리 만치 남녀간의 자연스런 교제를 금기시 했다. 세상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니!!! 다른 나라사람들이 들으면 웃다가 배꼽이 빠질 일이다. 심지어 조선시대 사대부의 가옥구조는 안방에 부인이 거처하고 남편은 사랑채에 지내도록 만들어졌다 한다. 남편은 안방에서 거시기 볼일(?)을 마치면 사랑방으로 건너가 잠을 잤다 한다. 철저하게 생산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비생산적인 쾌락은 금기시 했다. 그러니 음성적인 변태행위가 많을 밖에… 많은 화가들이 오늘날 포르노잡지에 해당하는 춘화(春畵)를 그렸고 가상의 왜곡된 욕구들이 가루지기, 변강쇠와 옹녀, 어우동을 만들었다. 쯧쯧… 예나 지금이나 자연스런 걸 막으면 꼭 그런 것들이 성행한다. 이런걸 소위 ‘풍선효과’라 하나?!
내가 본 Gay들
95년 여름 영국에 갔을 때 TV 정규채널중 하나에서 수요일 저녁7시부터 ‘Gay Time TV’라 해서 그시간 이후 모든 방송진행을 Gay들이 나와서 프로그램 진행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요즘은 Cable이나 위성 TV가 널리 보급되어 있으니 아예 Gay 방송국까지 있다. 그래도 먼나라 얘기같이 들렸다.
그리고 런던시내에 나가보니 Sex Shop이란 것이 있어서 Sex를 즐기는 다양한 소도구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신기하기도 재미있기도 해서 한국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거길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중앙역에서 담광장(Dam Suare)으로 가는 중심대로변에 Sex 박물관이 있어서 아예 관광용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엔 제주도에 쥑이는 기 있다는데…궁금..)
그리고 지난 2005년 여름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도시전체가 시끌벅쩍한 축제를 하고 있었다. 담광장(Dam Square)에는 야시시한 복장을 한 Gay들이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미줄같은 운하에는 온통 Gay들이 배를 타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노래하고 있었다. 뭔가 했더니 Gay들이 사람들로 번잡한 주요지역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행사를 허락하는 정부나 경찰도 정말 골때린다. 아! 이 골아픈 것들…
알고보니 당시 네덜란드 현지법인의 현채인중에도 Gay 부부가 있었다. 진작 알았으면 뽑지도 않았을 건데 내가 가기도 전에 이미 일하고 있었으니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찝찝했지만 그넘들과 3년 동안이나 같은 직장에서 얼굴을 맞대고 지낼 수 밖에 없었다. 가끔 주말에 동네 수퍼에 나가보면 그넘들은 여느 연인과 다름없이 다정히 손을 잡고 쇼핑하는 것을 더러 볼 수 있었다. 나중에는 별스럽지도 않았다.
지난 99년에서 2002년 사이 일본지역을 담당하면서 동경, 오사카, 나고야에 자주 출장을 다녔다. 근데 오사카의 어떤 가라오케 술집에서는 자정까지는 일반 여성접대부가 나와 술시중을 들었는데 자정 이후부터는 덩치가 크고 키가 훤칠한 접대부로 교체되었다. 속으로 ‘왠 횡재’ 하면서 술을 마시며 놀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접대부들이 근육도 있어 보이고 더러 다리에 털도 나있었다. 그래도 모른체 하고 있는데 그중 한녀석이 끽끽 거리며 자기들은 모두 ‘Trandgender’(성전환자)라고 했다. 깜짝 놀라 몸을 젖혔더니 깔깔거리며 좋아라 웃었다. 그리곤 그들이 무슨 무슨 수술을 했고 그래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호기심도 있었지만 암튼 그때 이후 술맛은 떨어져 술자리가 빨리 끝나기만 기다렸다.
글고보니 나도 한국에서도 Gay들을 제법 보고 겪어도(?) 본 것같다.
처음은 대학2년 여름. 일광에서 Summer Camp를 마치고 그냥 헤어지기 싫어서 서클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부산 용두산 공원에서 노숙을 한적이 있었다. 모기가 제법 극성이였지만 술이 한잔 되어서 신문지 한 장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하는데 새벽쯤인가 누군가 내몸을 더듬고 있었다. 천천히 눈을 뜨니 분명히 남자가 여자로 분장을 한 채 내게 능글맞은 눈으로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자꾸 내몸을 만지려 했다. 처음엔 취객들 주머니를 터는 좀도둑이려니 했다가 눈치를 채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그넘 얼굴을 걷어차고 도망쳐 나왔다.
부산의 한적한 극장에서는 그런 넘들이 더 흔했다. 사실 그것 땜에 혼자 극장가기가 겁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서면의 한 사우나에서도 잠을 자다 그넘들에게 당할(?)뻔 한 적도 있다. 깜짝 놀라 누운채로 발길질을 했더니 그넘은 코가 깨졌는지 코피를 흘리며 뛰어나갔다. 잠이 들면 다시 올까 싶어 밤새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그러고 보니 울나라에선 부산에 유독 Gay들이 많은 것같다.
여기 쓰기가 귀찮아서 그외 여러 목격담은 이쯤에서 그만하자. 그만큼 Gay든 손녀 같은 딸과 사는 노인들이든 뭐든 흔히 비정상적이라고 하는 Mating은 우리사회에 제법 흔한 편이고 사람들이 인정하고 말고 간에 점차 우리의 한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불어 사는 세상
한마디로 그들을 우리는 ‘변태성욕자’라고 불렀다. 줄여서 ‘변태’라 했다. 나도 여느 사람들처럼 그들을 범죄자 취급했고 가까이 하기를 꺼려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내가 우리집 식구들에게서 그소릴 듣고 있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뿐이니 저희들 기준으로 나를 재단하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무더운 여름날 저희들은 옷을 훌렁 벗고 있는데 내가 벗으면 난리를 친다. 벗고 있는 저희들 몸을 흘깃 쳐다볼라 치면 음흉하다느니 변태스럽다느니 별 소리를 다하면서 가끔 내가 샤워를 하고 거실을 지나 안방으로 들어가면 딸들은 좋은 구경거리란 듯이 환호를 하며 쫓아오기까지 한다. 내게 대놓고 ‘Jerk’(멍청이, 괴짜, 변태)라고 하는 녀석(딸)들에게 불공평하다고 따지면 “아빤 불법무기를 소지하고 있잖아요?” 라고 웃으며 대답한다. 따지고 보면 나도 우리집에선 소위 ‘성소수자’이다.
인간을 포함한 자연계의 모든 생물에는 짝짓기가 본능처럼 있다. 어떤 동물은 한철 짝짓기를 위해 오랜 기간 잠수를 타다가 반짝 나타나 짝짓기만 하고 죽는다. 짝짓기를 위해 목숨을 거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람도 그렇다. 한때 미국에서도 여자가 귀했던 서부개척시절 ‘용자만이 미인을 구한다’라는 말처럼 총잡이들은 한 여인을 걸고 결투를 한 적이 더러 있었다.) 식물도 그렇다. 존재감도 없이 있다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수정을 통해 결실을 하고 그렇게 스러져 가는 경우가 많다.
그 근본기저를 간과를 하고 있는 편이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인간들 사회에서 다양한 ‘짝짓기’ 행태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저녁 프라임타임의 대부분 TV 드라마는 결혼드라마다. 매 드라마마다 국민신혼부부가 탄생하고 국민사위나 국민며느리가 탄생한다. 대가족이라는 우리사회의 축소판에서 젊은 부부가 태어나는 신경전과 갈등 그리고 화해와 감동적인 결합을 보여줌으로 우리사회를 역동적으로 활력적으로 만든다. 주로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아침드라마도 마찬가지다. 결국 그것은 소위 우리사회에서 ‘변태’라고 하는 다소 변형된 짝짓기의 한 형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기에 성욕을 바탕으로 하는 짝짓기는 식욕만큼이나 중요하고 절실한 욕구이다. 그 누구에게도 소중하고 또한 존중받아야할 가치다.
그런데 우리들중에는 누군가 소위 ‘성소수자’ 혹은 ‘성소외자’들이 있다. 그들도 성다수자에 포함되지 못함을 원망하면서도 그렇다고 원망만 할 수 없으니 타고난대로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은밀히 그렇게 살지만 더러 그사실을 공공연히 털어놓고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컴잉아웃(coming-out)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나도 유사한 경험을 해서인지 그들을 보는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박수를 보내주지 못할 망정 적어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발 더 나아가 그들이 다수자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이사회의 소수자로서 얼마나 고통스런 날들을 지냈을까? 한편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찾고 지키기 위해 얼마나 부도덕의 굴레에 대한 망상과 모욕으로 힘들었을까? 직접적으로는 그 왕성한 욕구를 억누르기 위해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보냈을까? 그들에게 가찮은 동정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동안 소위 정상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보는 관점에서 얼마나 무례한 횡포를 부렸는지… 반성도 해볼 일이다.
사실 정상이라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나에게 일탈의 욕구나 유혹이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본의아니게 성소외자들을 많이 발생시킨다. 가난해서 그리고 이성을 꾈만한 외모나 재주가 없어 욕구자체를 발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체제에서는 그것이 더욱 심화된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분명 욕구가 있고 어떤 식으로든 해소할 출구가 필요하다. 그것이 매춘이 되었던 무엇이든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방법론을 강구해야 한다.
솔직히 아직도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라는 말을 하기에는 조심스럽다. 2008년 최고의 히트 한국영화라면 ‘추격자’일 것이다. 결국 문제의 주인공도 ‘성소외자’ 였다. 그는 그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면서 그 욕구를 발산했던 것이다. 범인 취조중 나온 말이지만 주인공은 성불구자였고 그 사실이 드러남에 가장 극렬한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왜곡된 욕구나 불능의 사실이 그를 극단적으로 만든다.
이쯤에서 우리는 공창(公娼)과 무조건적인 매춘단속에 대해 재고를 해볼 여지가 있다. 물론 원치 않은 매춘을 강요당하는 사람을 구제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하지만 욕구를 무조건 억제시키고 범죄시 하는 것도 성소외자 입장에서는 폭력이다. 어느 정도는 그들에게도 출구를 허용해야 한다. 아직 우리사회의 성숙도나 개방 정도를 감안하여 그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적어도 그들만의 자유지역을 인정하거나 성매매 단속이라도 다소간 누그려뜨릴 필요는 있다.
이런 이해와 배려 더러는 위험과 불편감수를 바탕으로 우리는 ‘더불어 사는 세상’ 으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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