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다람쥐만 다니는 도로
2009.10.16(금)
지난 9월 여기 블로거에 올린 '통계를 우스게 아는 나라'라는 글에서 내가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는 지방의 국도나 지방도가 이용율이 떨어져 '곰과 다람쥐만
다니는 도로'가 많다는데 이미 도로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도 그것을 답습한
다는 것이다.
정말 요즘 지방을 차로 달리다 보면 미안할 정도다. 아마 '대통령 골프'라는 것이
이럴 것이다. 앞서가는 차도 없고 뒤에 따라오는 차도 없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국정감사에서 집권당인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주요 고속국도의 건설이전 계획서에 있는 교통량과 개통후 실제 교통량을 비교한
자료가 나왔다.
여태까지 감으로 좀 한산하구나 했었는데 실제 통계로 수도권을 제외한 구간의
실제 이용율이 계획대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래 도로공사 자료참고)
그 결과는 뻔하다. 도로공사는 그 차이만큼 도로이용수입이 줄어들고 결국 그것은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도로공사 발주공사 뿐만 아니라 민간자본 참여 도로도
마찬가지다. 계획대비 이용율이 떨어지면 국민세금으로 해당 참여업체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 해당업체는 일단 공사만 따면 건설하면 되고 개통후 이용율이 계획보다 많으면
더 큰 수익을 내고 적으면 보상을 받으니 정말 괜찮은 장사다.
근데 전국의 민자참여 도로에서 계획대로 이용율을 달성하는 도로나 터널 같은 곳은
거의 없다. 부산만 하더라도 도시고속도로나 구덕터널 등 민자참여 유료도로에서 그들
이 본전을 뽑기까지 최소 2년내지 3년 이상을 연장하여 징수를 하게 했다. 그만큼 봉인
국민들이 돈으로 떼우고 톨게이트 앞에서 정차로 애를 먹고 있다.
오늘 장장 21.4KM의 인천송도와 인천공항(영종도)를 연결한 인천대교를 개통했다. 공기 4년
3개월, 총공사비 2조4천566억, . . . . 엄청난 기록이 세워질 판이다. 암튼 이 대토목공사를
마치고 탄생한 걸작에 축하와 노고에 대한 격려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아다시피 인천공항(영종도)과 연결하는 영종대교를 통한 공항전용도로와 전철이
있다. 민자로 건설한 이 두 도로와 전철은 계획대비 이용율이 낮아 한해 수백억씩
적자를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어 해당업체에 보상을 해주고
있다.
인천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나로서는 그것이 너무 쉽게 보인다. 공항전용도로는 그
넓은 도로에 한적하게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고 도로옆으로 보이는 전철은 전철 1량
에 서너명씩 앉아가는 자가용 수준이다. 아무 생각없이 보면 한산해서 차라리 낭만적
이기까지 하지만 거기서 발생하는 수백억의 적자가 고스란히 우리 유리알 지갑에서
나온다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
그런 와중에 인천대교까지 생겼다. 인천대교도 문제지만 공항으로 들어가는 교통량이
더욱 분산되어 기존 영종대교를 통한 공항도로와 전철의 적자 폭은 더욱 더 커지고
우리들 지갑은 더 비게 되었다.
이걸 일본에서는 '토건정부'라고 불렀다. 다른 말로 '노가다 정권'. 이것 외 또 전국토
를 콘크리트로 도배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고있다. 4대강 사업, 그외 댐과 방조제 등등
기초 인프라 구축 . . .
갱제 살리기??? 이 뭣꼬 대체 !!!
KW
PS : 요즘은 옛날과 다르게 댐이나 방조제, 해상구조물, 교량등 대형 토목공사 현장엘 가보면 일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요즘 농사도 그렇지만 모두 기계나 장비가 일을 한다. 정부가 고용창출효과
운운하며 그것에 예산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어찌보면 기업측면에서는 고가의 장비
가동율을 높혀 이윤을 높이는 수단이다. 고용창출... 그것도 일회성??? 인제 우리도 미래를 위해 머리
를 써서 미래의 고부가치지산업과 수익과 효용을 높일 수 있는 것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현 정부의 딜레마 (0) | 2009.10.21 |
---|---|
인천대교는 왜 그리도 길어야할까? (0) | 2009.10.19 |
인간의 발자국 (0) | 2009.09.15 |
국가경쟁력 (나라를 바꾼 하키선수) (0) | 2009.08.27 |
상실의 시대 (0) | 2009.08.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