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2013.1.21
유럽행 비행기. 몇 년만인가.
그 비행기를 타지 못하여 아쉬웠던 것들 중 시베리아가 있었다.
시베리아. 그 끝없는 설원.
통과하려면 12시간의 비행중 거의 9시간이 걸린다.
동에서 서로 시간을 거슬러가니 착륙할 때까지 대낮이다.
공중에 떠있는 내내 오후 3시다.
가장 혹독하고... 인간으로서 무기력한...
그래서 버려진 땅이라 한다.
지 꼴릴데로 말이다.
하지만 그곳은 끝없는 숲이 있고 강과 호수가 있고
그리고
비옥한 땅과 함께 왕성한 생명이 있다.
긴 겨울을 제외한 짧은 기간이나마 풀나무와 들짐승을 육실하게 키워낸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낼 정도로 단단하게 말이다.
그러지 못한 새들에겐 따뜻한 남쪽으로 휴가를 보낸다.
봄이 되면 아무리 남쪽 나라가 좋아도 더 풍족한 숲과 먹이로 다시 불러 들인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편안하고 풍족한 자연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인간들이 말하는 버려진 그대로...
즉, 자연으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 자연이 있다.
만미터 상공에서 내려다 보는 그곳의 산하는 온통 눈과 얼음 천지지만
굽이 굽이 S-라인의 강과 가다가 멈춰선 습지도 있고 고인 호수도 있다.
자연이다.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보고.
자연이다. 자연.
KW
PS : 출장중 슈트트가르트, 바르샤바, 런던근교 웨이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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