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판의 졸(卒)?
2016.2.14
역사의 역설?
15년 전 한일월드컵 중에 벌어진 북한의 서해도발에서 우리 군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춰 완벽한 반격을 할 수 있었다.
당시는 소위 '햇볕정책'으로 남과 북이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인데도
우리의 느슨한 틈을 보고 한번 찔러봤지만 북한은 혼쭐이 나고 말았다.
역시 안보는 너무도 절체절명의 이슈인지라 아무리 동족이니 국제잔치 중이라 하더라도
한치도 양보할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후 북한은 한동안 유사한 도발을 할 수 없었고
이어 차기 대통령(노무현)의 북한 방문수행에서도
당시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관진 장관은 김정일과 악수를 하면서도
레이져 눈빛을 쏘아 대며 우리 군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4대 사정기관(국정원, 검찰, 감사원, 국세청)의 활동이 뉴스를 뒤덮고
자주국방, 경제강국을 내세우며 공안정국으로 몰아가는 차기 두 정권에서 오히려
연달아 우리를 우습게 보는 도발을 당했고 우리의 대응은 나약하고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연평도 포격도발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 대고 직접적인 포격을 당하여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 일주일간 우왕좌왕
후문에 의하면 그 기간동안 우리의 대응에 대해 미군에게 질의요청을 하고 그들의 결정을
기다리느라 아무 손을 쓰지 못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미군사령부에선 "이라크군대보다 못한 한국군"라고 낙담했다는 후일담
우리 군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뒤늦은 보복사격을 실시했고 북한군이 다시 그 보복으로
한강과 임진강의 합수 지점인 남측 최북단 애기봉에 포격을 하느니 아니면
침투조를 투입할 것이라느니 하는 추측이 연일 언론에서 떠돌았다.
겁먹은 자의 피해의식과 공포가 소설을 쓰는 상황으로까지
30여년 전 내가 전방근무를 했던 시절의 철칙은 위급상황시 '선조치 후보고'였다.
군 복무 시절 어느 겨울 혹한기 훈련 중인데 북한군용기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우리상공을 침범했고
우리 사단 여기 저기서 총포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이미 상황종료가 되었지만 다시 여기 저기서 우리의 총포소리가 또 터졌다.
몇일 후 부대로 복귀하여 당시 위치와 상관없이 대응사격을 한 모든 사병은 포상휴가를 받았고
그것으로 우리의 결연한 의지와 함께 백골부대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최전방 GOP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목함지뢰 매설과 폭발로
아군 초병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올해는 4차 핵실험(수소폭탄)에 이어 위성을 쏘아올린다는 명분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됨과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없다는 낙담
그러니 자연스레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사드) 한국배치가 대두될 수 밖에 없고
하지만 그것은 양날의 칼, 최후의 보루로 선택을 너무도 성급하게 결정해버렸다.
최근 한.중 두 나라는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갑자기 중국과 러시아를 확실한 적국으로 낙인 찍은 셈이다.
사드는 실질적인 미사일 요격보다도 감시가 주임무이고 사전 예방적인 성격이라 좁은 한반도에서 보다는
중국과 러시아가 그 감시권 속에 들어가는 것이니 그들이 발끈하며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극단적인 전쟁 이전에 경제재제로 나타날 것이다.
자유무역을 표방하는 자원빈국인 한국은 교역상대의 무역재제가 치명타다.
이미 중국과의 교역량이 1/3을 차지하고 우리 기업의 투자가 가장 많고 향후로도 중국내수에서 성장이
우리의 주요 성장전략이었는데 풍전등화에 놓여 있다.
최근 중국의 주요 언론과 외교부장(왕이)이 발표한 성명이다.
환구시보는 우리를 '바둑알'로
외교부장 왕이는 초한지의 고사를 인용하여 미국의 사주로 중국을 겨누어 칼춤을 추는 '항장'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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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후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대리전장터였다.
또한 그들의 필요에 의해 분단이 되었다.
임진왜란시 일본은 명을 칠 것이니 길을 비켜달라 했고
일제시기에는 우리를 발판으로 중국침략기지로 삼았다.
최근 다시 중국과 일본이 대립하며 대국굴기로 용트림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쪼개져서 상호 적대시하며 줄서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런 우리가 주권국인지?
이라크 보다 뭇한 군대라는데
그것도 스스로 포기한 주권인데...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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