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7
벌써 다녀온지도 2주가 지났다.
바쁜 직장인들이 주말 이틀씩을 나들이 한다는 것이 쉽지않다.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일꺼다.
살아가며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받아들여야지.
예전 학창시절 80년대에 써클생활을 같이 했던 80년대 학번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갖자고 했다. 그것도 윈터캠프로 숫한 추억과 설레임이
있었던 주왕산에서 말이다.
부산과 서울에서 80년도 또래 학번들이 따로 출발하여 주왕산에서 도킹을 한단다.
엉겹결에 끼여든 나도 이왕 가는 김에 준비를 돕고자 했다.
버너와 코펠, 김치, 족발 그외 카메라 충전만땅, 70/80음악 250여곡과 플레이어...
평소 서울 산행에서도 머슴을 자처하는 양규와 판용이가 또 한번 수고를 해주었다.
토요일 아침 출발... 내차에 사람들을 꽉 채우고 새로난 경춘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가는 길옆의 고봉준령들의 단풍은 이미 절정을 향해 달리고... 마음은 이미
소풍온 아이마냥 들떠고 좋았다.
예천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낙동강 수계로 들어서 한국 최고의 사대부들의 종가가
즐비한 안동을 지나... 그 본산지인 퇴계종가과 도산서원도 들렀다.
인근의 그 어디 보다도 단풍이 진하고 고왔다.
퇴계종가 (이곳엔 아직도 종손이 산다.) --- 종렬형이 마치 "이리 오너라."를 외치고 있는 것같다.
퇴계의 도산서원 (원래 도산서원은 다른 곳에 있었는데 안동댐건설로 수몰되자 이곳으로 옮겨놓았다.)
그곳을 둘러보고 안동의 양반밥상도 받아보고 한껏 기분을 냈다.
그러다 어정 어정 주왕산으로 들어가니 청송부근 어디 산과 밭에도 붉게 익은
사과가 주렁 주렁 달려 있었다.
우리보다 부산에서 먼저 도착한 선후배가 있었다.
노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술마시고 잡담에다 노래방 그리고 포거판...
그중에 오버하는 몇몇들...
암튼 담날 아침을 먹고 주왕산엘 가야했다.
어제 무리한 몇몇은 산행을 포기했지만 폭포나 골짜기 구경이라도 해야지.
그래도 가야하는 몇몇은 흩뿌리는 빗방울에도 정상을 밟아야 했다.
거길가서 산을 안가봤다면 후회할뻔 했다. 작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놓을만큼
볼만한 산이다. 기암괴석의 장관 그리고 굽이 굽이 폭포와 소... 게다가 단풍.
주왕산은 기원전 3000년의 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주왕이 불로초를 찾아
보낸 땅꾼이 거기까지 왔단다. 뭘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주왕은 불로초가
있었다 하더라도 주색잡기에 빠져 죽었단다. 인명재천이라는데 불로초를 먹는다고
수명이 달라지나... 그곳엔 주왕이 데리고 놀았다는 '달기'의 전설도
있어 그곳엔 '달기약수'도 있다.
휴가의 끝은 초조하고 불안하다.
'안톤시낰'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중 휴가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가는 여인의
창백하고 파리한 얼굴처럼 절망적이다.
2009년 가을은 이렇게 또 지나고 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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