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Lilac)
2011.8.28(일)
'수수꽃다리' 라는 처녀가 이땅에 살았다.
그녀는 한말 일제시대를 지나고 그져 평범한 시골처녀로 한반도 이곳 저곳에서 자랐다.
관목으로 줄기는 까칠해도 오월의 꽃향기만은 모든 꽃의 암내를 압도할 정도로 유혹적이였다.
2009년 봄 아파트 앞에서 찍은 사진
체면을 중시하는 선비의 나라에서 그녀는 주목을 받지 못하는 한갖 야생화였다.
해방후 미군정시절 양코뱅이들이 이땅에서 점령군행세를 하던 시절 어느 봄날
화사하게 피어난 그녀의 향기는 한 양코뱅이의 혼을 빼놓고 말았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녀를 본국으로 가져가 종자회사로 넘겨 여러 단계의 육종을 거쳐
세계 화훼시장에서도 인기있는 품목으로 재탄생시켰다.
일명 '미쓰 킴 라이락"으로...
그녀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다. 환향녀가 되어...
이제는 당당히 정원으로 들어와 은근하면서도 자극적인 향기를 내품는다.
그러나 왜 그럴까?
그녀의 향기가 너무도 낯설고 buttery한 지분냄새같이 와 닿는 이 기분은?
그리고 왜 나는 또 그 향기에 혼을 뺏길 만큼 유혹당하는지?
왜 그리도 심한 충동을 느끼는지?
그 향수를 뿌린 여인만 지나가도 말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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