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2011.8.17(수)
장마가 끝난지 한달이 다 되었는데도 장마같은 비가 연일 내린다.
거의 매일 흐리고 비가 오니 올 여름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렵다.
지난 일요일에는 호젓한 주말의 관악산 계곡에서 알탕을 즐기려 했지만 쏟아지는
장대비로 산중에 조난을 당할뻔 했다.
알탕은 왠걸... 몸을 풍덩 담그기는 커녕 불어난 성난 계곡물에 휩쓸려 내려갈까
근처로 내려가기가 무서웠다.
올 여름 워낙 비가 잦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며 계곡으로 물놀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하산후 관악산에서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수십명이 고립되어 조난을 당했다는 소식을
뉴스로 들었다.
참... 도심 한가운데 산에서 조난이라니...
전날밤 막걸리를 한잔 걸쳐 몸이 더워져 온 사방 문을 열고 잤더니 새벽에는 천둥 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지는 소리가 하도 시끄러워 잠이 깼다.
한동안 무섭게 쏟아지더니만 잠시 멎은 사이 매미가 악을 써며 울어댔다.
인제는 매미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기야 7년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지나며 태어난 매미는 단 5일 정도를 살며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죽는다. 그토록 악을 쓰며 울어대는 소리는 짝찾기를 위한 처절한 외침이다.
잠시후 그쳤던 소낙비가 다시 내리고 매미소리는 조용해졌다.
잠을 설치고 나가는 출근길에 매미는 아파트 느티나무 아래서 여기 저기 떨어져 최후의
숨을 쉬며 짧은 생을 마감한다.
7년의 침잠... 그리고 닷새의 삶.
매미는 그렇게 그 끝없는 윤회의 사슬을 보여준다.
kw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