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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신변잡기)

대호사랑

by 홀쭉이 2011. 8. 5.

 

대호사랑

2011.8.5(금)

1

어제 저녁 프로야구 롯데와 한화전

9-1로 모처럼 일방적인 롯데의 승리

 

작년말 로이스터감독이 나가고 양승호감독이 들어와 기존 롯데플레이 스타일을 구기며

바닥을 기자 팬들도 나도 짜증이 만발했다.

지난달에는 급기야 롯데팬들이 롯데홈경기 보이콧까지 선언까지 한 상황.

나도 만나는 사람마다 롯데구단과 양승호감독의 자질에 대한 독설을 퍼부었다.

 

한데 롯데는 오랫만에 6연승을 기록하며 4강에 진입하며 상위팀들을 위협하고 있다.

 

나는 사실 지난 5월이후 하도 롯데의 야구가 맘에 들지 않아 내심 포기를 했으나 슬그머니

궁금해져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롯데전을 실황중계나 심야의 프로야구 종합정리 프로

(MBN의 "야구야!")를 통하여 지켜보았다. 

 

그렇지만 실제 궁금하고 기대하는 것은 롯데의 간판 이대호의 기록이다.

작년(2010)에 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30년사에 전인미답의 타격7관왕에 9연속게임 홈런의 세계기록을

세웠고 MVP에 선정되어 부산의 아들로서 자긍심을 한껏 세워 주었다.

 

보면 볼수록 멋진 넘이다.

키 195cm에다 135kg의 거구.

이런 넘은 한시즌에 홈런을 최소 20개, 타율 3할 이상 정도는 해야 제몫을 하는 거다.

덩치 크고 둔하니 빠른 주루플레이도 못하지 수비도 민첩하게 못하지...

사실 공격시 다른 타자들이 흔히 하는 단타치고 나가 누상에 나가 있으면 후속타자가 도루도

못하고 차라리 민폐깜이다.  그러다 혹시 뚱땡이 대호가 무리한 주루플레이를 하다 부상당하기라도

하면 어찌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암튼 대호는 년간 최소 30홈런, 120안타, 120타점, 출루율 4할, 장타율 6할 이상을 생산해주고

팀을 넘어 전구단을 통틀어 수위타자(타율)나 홈런왕.타점왕 등을 넘보니 제몸값의 몇배 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여 롯데가 지는 게임이라도 대호의 타격기록이 나아졌다면 슬며시 기분이 좋아진다.

욕은 롯데에게 위안은 대호로부터...   (참 복 많은 넘이다.)

 

대호는 어릴적 할머니 슬하에서 자라나 할머니 손자로 순박한 개구쟁이같은 심성을 가졌다. 

작년에 프로야구사의 금자탑을 이룩한 세계대회우승과 9연속 경기홈런 세계기록 그리고

타격7관왕의 엄청난 경사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여인과의 소박한 결혼 그리고 요란떨지 않은

인터뷰 또한 연봉협상...  (오히려 롯데팬들이 항의를 할 정도였다.) 

팬들이 "돼호야 한방쳐라!"라고 해도 씽긋 웃고 원정경기에서 상대방 팬이 돼지라고 놀리거나

악담을 퍼부어도 윙크를 보낸다. 홍성흔이 두산에서 처음 롯데로 이적하여 서먹서먹한 그때

롯데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호는 성큼 성큼 다가가 "행님아!" 하고 너스레를 떨며 그의 안착을

도왔다.  그 덕택이였던지 두산에서 슬럼프로 마음고생했던 홍성흔은 이적 첫해부터 기대이상의

활약을 했다.  둘이서 작년 재작년엔 둘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타격과 타점 타이틀을 다투며

팀을 이끌어 갔다.  

 

 

어제 한화전은 대호의 기록과 함께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한 한판이였다.

특히, 내년에 FA 시장에 나오는 대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경기를 지켜보는 일본 5개 구단

코칭스태프에게 어떠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 몸값을 높일 수 있을지도...

근데 첫번째 두번째 모두 초구 범타로 물러나 시큰둥한 상황에서 세번째 타석.

툭 건드린 플라이볼이 펜스 우측상단을 때리는 2루타. 

그리고 열심히 뛰었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거기까지도 대단한데 그다음이 더 중요.

   

후속타자 홍성흔(5번)이 중전안타를 치자 미리 타구방향을 예상한 대호는 일찍 스타트를 끊고 

안타를 확인한 순간 3루를 지나 전력질주로 홈까지 밟았다.

아무리 히트앤런 싸인이 나왔더라도 느린 대호에게 그런 작전을 걸 수는 없을텐데...

그러다 다치면 우짜라고...  하여 웬만히 발빠른 주자가 아니면 위험한 시도였다.

하여 타자로서 잘 치는 것뿐만 아니라 주루플레이도 센스있게 하는 전천후 선수라는 것을

보여준 순간이였다.  짜릿했다.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그리고 내년 이적시 계약금과 연봉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2

지난 2005년 늦가을 귀국후 실업자 시절

마음고생이 심할땐데 기수형은 상원이를 통해 알아보고 대뜸 양산 통도사의 부속암자인 극락암

에서 며칠을 묵으며 마음을 다스리자고 했다.  예약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스님은 오라고 했고

일단 가보니 방이 된다고 해서 이틀을 묵으며 아침 예불과 야간 참선 그리고 낮에는 바로 뒤의

영축산을 헤매고 다녔다.

 

 

나중에야 방이 난 이유를 들어보니 원래 롯데의 이대호와 타격코치가 묵기로 한 방인데 사정상

며칠이 연기되어 우리가 들어가게 되었다 했다.

당시 대호는 타격부진으로 기나긴 슬럼프에 빠져 정신적인 고통이 심한 상태였다.

아무튼 대호는 그방에서 늦가을과 겨울을 묵으며 정신수련을 했고 다음 시즌인 2006년부터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단다.  실제 기록을 살펴보니 2001~2005년까지 평균타율이 2할5푼 이하

그리고 2006년부터 20홈런과 3할 이상을 치기 시작했고 3년전부터는 3할5푼을 넘나드는 수위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작년(2011)에는 도루부문을 제외한 전무후무의 타격7관왕의 위업을 세웠다.

 

 

2005년 당시 나는 옆방의 사미계를 받고 공부중인 한 스님과 알게 되어 밤에는 가지고 간 포도주를

나눠 마시며 일탈을 즐겼다.  그 스님은 불과 6개월전 게임회사 사장으로서 세속적인 성공을 구가

하던중 갑자기 머리를 깎게 되었다 했다.  아무튼 오래동안 기억에 남는 템플스테이였다.

 

그리고 대호야!

우리 동문수학했던 불제자들 아이가?

그리고 내가 당신 몇일 선배 아이가?

잘 해라이!

그래야 나도 산다.

니가 잘 되는 기 내 보람이기도 하데이.

단디 해라!  뒤는 내가 봐줄께.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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