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지의 변신
2009.8.16
같은 지역에 계속 살다보니 이런 변화를 감지한다.
내가 사는 지역의 아파트단지에는 비교적 녹지공간
이 많은 편이다. 지은지 오래되서 그런지 주차장도
모두 지상에 있다.
하여 가끔씩 아파트 정원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낄
때가 있다.
대체로 아파트 앞 조그만 정원에는 유실수나 소나무,
메타세콰이어 그리고 단지사이 길에는 은행나무나
느티나무를 심어놓았는데 그 나무가 크게 자라니
그아래로 짙은 그늘이 만들어졌다. 여름에는 그늘에
쉬기 좋은데 겨울이 되면 황량했다. 건조한 겨울의
기후에 텅 비어있으니 사람들이 지름길로 다니느라
나무들 사이로 지나다녀 더욱 그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곳에 우리나라 어디에서라도
잘 자라는 대표적인 음지식물인 맥문동, 비비추, 둥글레
를 심어놓았다. 맥문동은 겨울에도 그 푸른 잎을 가지고
고고하게 서 있다. 봄이되면 다시 그잎이 더욱 푸르게
자라올라 태양을 받는 위와 음지의 아래를 채워주고
있다. 여름이면 진한 보라색의 꽃대를 뽑아올려 음지의
반란을 제법 화려하게 보여준다. 비비추도 흰색과
보라색의 깔끔하면서 화려한 자태의 꽃을 보여준다.
둥글레는 봄에 은방울같은 같은 하얀 꽃을 줄을 세우듯
나란히 달고 있다. 이런 자생 음지식물 몇개로도 사계절
모두 풍성하게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정말 그 발상자와 시행자를 찾아가 감사장이라도 전해
주고 싶은 맘이다.
이런 자그만 발상이 삭막한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에
생기와 자연을 불어넣는다.
누군지 이름모를 그이에게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을
꼭 해주고 싶다.
KW
'미셀러니(신변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삼천원의 축의금 (부제: 친구) (0) | 2009.08.27 |
---|---|
나의 알탕 전용목간 (0) | 2009.08.17 |
매미의 여름 (0) | 2009.08.10 |
작은 기쁨 (0) | 2009.08.04 |
물구경 (0) | 2009.07.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