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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신변잡기)

나의 알탕 전용목간

by 홀쭉이 2009. 8. 17.

2009. 8. 16

 

어제도 그곳에 갔다. 

 

시간을 맞추어 가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오후 4시반쯤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내리자 마자

계곡을 따라 산에 올라갔다.

 

최근 비가 많이 와서 계곡에 물이 많이 불었다.

계곡입구는 여느 유원지 못지않은 인파가 붐볐다.

그래도 서울은 34.5도로 올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

이라는데 그곳은 아마 7~8도 정도는 낮은 것같았다.

 

선탠크림을 바르려고 가져갔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숲이 짙고 저녁이 되니 해도 긴그림자를 드리워 모자도

쓸 필요가 없었다.

 

모두들 낮동안에 산을 즐기고 하산을 하는지라 그들을 피해

올라가야만 했다.  별로 덥지도 힘들지도 않아 쉬거나 물을 

마실일도 없었다.  그래도 산을 넘어 반대편 계곡으로 내려가니

제법 땀이 송글 송글 맺히고 가방을 맨 등뒤가 젖어왔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눈에 익은 그곳이 나왔다.  큰 바위로 에워싸고

위로는 숲이 가려주고 그 아래는 옥수의 담(潭),  그리고 하얀 모래...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내 목간으로 내려갔다.

가방에서 자리를 꺼내 깔고 땀에 젖은 모든 옷가지를 벗어던지고 홀라당

 

"풍덩 !!!!!   바로 이맛 아입니꺼?!"

 

낮동안에 사람들이 얼마나 산에 설쳐댔는지 산짐승들도 꽁꽁

숨어있다가 살며시 나와 쳐다보고 있었다. 

 

물장구도 쳐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잠시 잠잠해지면 가끔씩 비행기 지나가는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그래도 계곡인지라 10분도 못채우고 턱을 덜덜 떨었다. 

갑자기 어둠이 짙어왔다.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고 한결 상쾌한 몸으로 휑하니 하산.

 

 

유원지로 은성한 불빛이 있는 그곳에서 막걸리 한잔에 잔치국수로

저녁을 때우고...

 

그럭저럭 마무리가 잘 된 주말이다.  내일은 어찌될 깝세...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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