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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돌아댕기기)

부모님과 봄날을...

by 홀쭉이 2012. 5. 21.

 

부모님과 봄 나들이

2012.5.6

 

올해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늦어진 김에 양가를 한꺼번에 방문하기로 했다.

 

토요일 새벽에 출발하여 진주로 먼저 가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서는 의령 자굴산(897m).한우산(764m)의 철쭉을 보러 갔다.  최근 지자체에서 관광활성화를 위해 두 산의 8부 능선까지 도로를 만들었다.  수려한 계곡은 망가졌지만 덕분(?)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하기야 나이들어 기력없고 허리 굽은 부모님이 그렇게 차로 올라가지 않으면 어찌 그런 높은 산에 올라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겠는지...

 

정상부근에는 인근 합천의 황매산을 벤치마킹하여 만든 철쭉동산이 펼쳐졌다.  돌아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버지와 엄마

 

▽정상능선의 급조된 철쭉동산

▽한우산 아래의 벽계계곡.  내려가면 궁류면이 나온다.

▽의령에서 올라온 도로.  저쪽으로 자굴산이 보인다.

 

▽나이 든 어른들은 이런 것이 좋아보이는 모양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큰 형님도 왔다.

▽한우산.자굴산표 철쭉

▽아래로 벽계계곡이 보이고...

 

▽엄마는 인제 기품있게 늙어간다.

▽벽계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유곡면 길가로 바위아래 세운 일붕사가 나왔다.

▽동굴을 파서 대웅전을 만들었다.  자연파괴는 어찌하고 그들의 목적으로만... 

 

 

 

 

한우산 한우 맛도 볼겸 의령시내로 나와 장터에서 한우를 맛있게 먹었다.  의령을 나와 남강을 따라 지수와 금곡을 지나 진주로 돌아왔다.

 

진주에서 참게와 회꺼리를 사서 저녁을 맛있게 지어 먹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장인 수목장을 한 경주로 향했다.  거기서 장모님과 처제가족을 만나기로 되있었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지라 경주역 근처에 가서 장국밥을 먹었다.

 

먼저 처 외할머니 묘소에 들러 절을 하고 장인 묘로 가서 또 절을 했다.  소나무가 많은 산은 송홧가루가 날려 마치 안개가 끼인 것같았다.  덕택에 옷과 차는 온통 송홧가루를 뒤집어 썼다.

 

묘지를 나와 이언적선생의 유적이 있는 경주 안강읍에 있는 옥산서원과 독락당으로 갔다.  여전히 생태가 건강한 기계천을 따라 읍을 지나 자계천을 거슬러 올라가니 옥산서원이 나왔다.  요즘 제법 알려졌는지 관광객들이 많았다.  독락당은 예전과 달리 실내구경을 못하도록 문을 걸어놓았다.  할 수 없이 자계천으로 내려가 가져간 딸기를 씻어 요기를 했다.  그리고 그위로 정혜사지 3층 석탑도 둘러 보았다.  다시 아래로 내려와 옥산서원으로 갔다.  불과 몇년 만에 넓은 박물관과 주차장, 쉼터를 만들어 놓고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서원 아래로 자계천은 생각보다 아기자기 예쁘고 규모가 있었다.

 

 

▽자계천 쪽으로의 독락당

▽자계천 쪽으로의 독락당 누각 (최고의 풍치였을꺼다.)

 

▽우린 저 물에 딸기를 씻어 먹었다.  건강한 개천엔 다양한 물고기가 놀았다. 

 

▽옥산서원 아래로는 자계천이 너럭바위와 자그만 폭포까지 만들었다.

 

 

 

▽물이 고인 곳에는 개구리 알이 가득했다.

 

▽계곡에는 너럭바위와 나무그늘이 많아 앉아 쉬기엔 좋았다.

 

 

 

 

그렇게 양가 부모님 모두에게 생색을 낸 한 주였다. 

그럭저럭 올해 봄에도 약속은 지킨 셈이고...  

 

한창 자계천 계곡을 걷고 있는데 종렬형이 한상봉선배(79)가 암으로 죽었다는 부고를 보냈다.

 

상봉형을 생각하면 바보시인 천상병이 오버랩된다.

작고 마른 한줌의 자그만 체구에 익살스럽고 티없는 맑은 웃음.

친구와 술을 좋아했고 밤새 얘기하고 포커를 치고...  한 구석에서 쓰러져 구겨진 채로 잠이 들었고...

늦은 아침 부시맨 같은 몰골로 해장술을 찾았던 천상에서 온 왕자.

형은 그렇게 유쾌하고 멋있는 세상나들이를 하고 돌아갔다.  

 

"형!  그렇게 먼저 가서 좋은 자리 찜뽕 해놓을라고?"

그래 우리 같이 놀 좋은 자리 잘 봐놓으소.

그라고 맛있는 술 담가놓고 기다리소.

그때 우리 뒤통수를 치며 왜 인제사 왔냐고 잘 익은 술이나 내 좋으소.

....

이렇게 화사한 봄날 다시 만나지요."

 

 

그렇게 2012년의 봄날은 가고 있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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