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2014.02.16
영화를 보고 울컥한 심정에도 감상평을 남기지 않고 차일 피일...
미안한 맘이 들었다.
영화보고 필받았지만 설을 지나고 출장을 다녀오고
이래 저래 먹고 살기 위해 스트레스 받고 견디기 힘든 나날들의 연속
주말이 되자 긴 한숨과 함께 여유를 찾았다.
2012년 '광해, 왕이된 남자'에 이어 다시 한번 돌아온 노무현의 현신 '변호인'
확실히 그는 아직 죽지 않았고 여전히 그의 원혼이 우리 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광해'의 시나리오 작가 '황조윤'은 언론의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서 분명히 노무현이 추구한 정신과 인간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랬으니 영화를 보고 문재인이 극장에서 왈칵 울음을 쏟았지 않았겠나.
그렇다고 영화 '변호인'의 빅히트는 노무현 때문만은 아니다.
어설픈 시도는 오히려 냉담한 역반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주인공 송강호 뿐만 아니라 악질고문경찰역의 곽도원을 위시한 조연들의
열연과 절제된 시나리오.
그냥 돈 잘 버는 속물에서 인권변호사로 변신하기 까지의 과정만 보여주는
깔끔하고 강렬한...
만약 내용이 '부림사건'을 넘어 정치인으로 변신하여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이어져 질질끌었다면 오히려 반감될 뻔했다.
보통 속물도 잘못된 사회에서는 열혈인권변호사, 반정부민주투사가 되는
그래서 폭압의 권력자나 기득권에 경고를 보내는
약자를 괴롭히고 억압하면 할 수록 모질게 저항하고
결국은 그들의 목에 칼을 겨누는
나는 그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간담이 서늘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통쾌했고 또한 아직도 여전한 우리사회에 화나고 서글펐다.
극장에서 한동안 일어날 수 없었다.
노무현 생각으로 다시 한번 쏟아진 회한의 눈물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미안하고 미안해서...
KW(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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