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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 새가 없는 세상은 인간도 없다.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미셀러니(신변잡기)

아파트 공터의 자연

by 홀쭉이 2009. 10. 4.

아파트 공터의 자연

 

2009.10.1

 

내가 사는 아파트동 바로 앞에 300평 남짓한 공터가 있다.

 

원래 유치원을 건설하도록 비워놓은 땅인데 비싼 땅값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서 그랬는지 차일 피일 미루고 비워있었다. 

한때는 아파트조경원과 꽃가계가 잠시 있었는데 역시 돈벌이

쉬원찮았는지 없어졌다.

 

최근에는 목동의 모학원에서 그땅을 사서 학원건물을

짓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우리동에서는 그동안 그 빈공간

으로 인한 탁 트인 시야와 그곳에 자라는 잡초와 우거진

수목이 사라진다는 불안감으로 또한 아파트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로 구청에 여러 차례 진정과 압력 그리고 실력행사(?)

까지 해서 아직도 땅주인이 재산권행사를 못하고 있다.

 

아무튼 비어있는 땅에서 저절로 잡초가 무성해졌고 나무들도

자라나 아파트단지 속의 자연 아닌 자연이 조성되었다.  사람들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그곳은 그걸 알리 없는 단지내

새들의 보금자리로 변해갔다.  처음엔 참새들 그리고 까치들, 직박

구리, 박새...  요즘엔 오목눈이(뱁새)도 드나든다.  지난주 아침

출근길에 오목눈이 새끼들이 바로 옆 도로까지 나왔다가 다시

그곳 덤불속으로 들어가느라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그곳에 새가 많으니 아파트 위로는 가끔씩 황조롱이가 선회를

하기도 하고 정지비행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조롱이가 주변을

어슬렁 거리면 그곳 새들은 어떻게나 시끄럽게 괙괙 거리는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밖을 한번 내다본다.

 

300평 남짓한 자연...   바로 우리집 앞에 있다.

 

그곳의 덤불에 사계절이 있고 새들과 단지내 도둑고양이의

소굴이 되고 있다.  우리가 별로 신경을 안쓰는 그곳에도 소리없이

가을이 들고 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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