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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신변잡기)

자유로운 영혼일까 카피캣일까

by 홀쭉이 2016. 6. 12.

자유로운 영혼일까 카피캣일까

2016.6.12(일)

 

몇 주 전부터 '조영남'의 이른바 '대작사건'이 뉴스꺼리였다

일주일간 유럽출장을 나녀오니 더욱 확대되어 검찰조사 때문에 MBC 라디오 방송진행도 하차를 했단다

나는 예전에 쓴 글에서 조영남을 가수와 문학평론가그리고 화가로서 그의 위상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결혼관이나 다양한 계층의 유명인사들과 교류를 하는 것을 두고 거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에 가까운 삶을 부러워도 했었다.

 

하지만 가수로서 그는 주로 미국 팝송 번안곡을 불렀고

'Delilah', 'Proud Mary', 'House of Rising Sun', '제비', '내고향 충청도', 등등

나중에 '화개장터'부터 자신의 곡을 불렀다.

(틀릴 수도 있다. 예전 개그우먼 이성미가 라디오 방송에서 조영남은 남의 노래나 따라 부르는 가수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히트곡 '지금'의 작사가가 드라마작가 '김수현'씨이고,

'화개장터'의 작사가가 정치인 '김한길'씨이고

또 다른 히트곡인 '모란동백'은 소설가 '이제하'씨가 작사, 작곡, 노래한 것을 리바이벌한 것이란 것을

그 떠벌이가 별로 떠벌이는 것을 듣거나 보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능프로나 밤업소 무대에서 그들과 막역한 사이라는 것을 엄청 떠들고 다녔다.

 

자나치게 자신에 대한 자랑을 하다 그것을 고깝게 본 후배들에게 여러번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산울림의 '김창환'에게 홍대 밤무대에서

2014년에는 MBC라디오 '재미있는 라디오' 진행자인 '최양락'에게 실황으로 공개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방송하던 MBC라디오에서 공동진행자 '최유라'는 조영남을 아버님이라 부르면서도

그의 난잡한 삶과 오지랍에 유러러스하게 핀잔과 질책을 퍼붓는다.

 

나는 조영남에 대해 이러 저러한 흠집으로 저평가를 하기보다는

그의 자유로운 사고와 거침없는 행보 그리고 뛰어난 재능과 자신감....

이런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다소 밉지만 대단한 다재다능한 예술가

혹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정도로 치부하며 주변사람들에게 칭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늘 찝찝한 구석이 있었다

동료가수나 연애인, 예술가를 언급할 때 항상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그들을 평가하는 버릇이다

결국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이 참여하거나 도와준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여

공을 나누는 일에 인색하다

결국 그렇게 되면 주변에 적을 깔아 놓는 셈이 된다.

(결국 이번 그의 그림 대작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예를 들면 김한길이 부인 '최명길'과 예능프로에 나와 먼저 털어놓지 않으면 대중들은 모를 뻔 했고

DJ 김기덕이 '지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다

그리고 여전히 '모란동백'은 소설가 이제하씨가 그런 프로에 나와 얘길하지 않고 있으니

매니아 정도가 아닌 보통사람들은 알 길이 없다.

 

소설가 이제하씨의 삶을 조금 아는 바로 그도 대단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

 

  

'초현실주의' 혹은 '환상리얼리즘' 작품이라는 장편소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로

'이상문학상'에 당선되었지만 무슨 이유였는지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해선지 화가로서 삽화나 그림을 제법 그려 이름이 알려져 있고

뜬금없이 자신의 그림 산문집인 모란동백을 내용으로 모두 자신이 작사, 작곡, 노래로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영남의 다재다능한 예술적 행보가 어쩌면 이제하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궁금했다

(조영남을 만나면 들이대며 묻고 싶은 것이다.)

가수로서, 화가로서, 문학평론가로서 말이다.

 

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조영남이 이제하를 흠모하여

그의 노래 '모란동백'도 가져와 불렀고

그림(주로 유화)이나 문학평론('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도 해봤다는 솔직한 고백 정도는

별로 흠될 것 없이 칭송을 받을 텐데 왜 그랬는지 궁금하고 괘씸하기까지 하다.

 

조영남이 이런 저런 구설수로 곤혹을 겪을 때마다 하는 변명이 있다

 

"나는 원래 가수이고 앞으로도 가수로 남고 싶다."

 

예전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이라는 책을 출간한 직후 심각한 비판여론이 들끓자

그런 말을 했고 또한 음악 외 다른 잡기로 일련의 추문이 터질 때마다 그런 말을 했다.

 

업보(業報)는 본인이 조절하기 어렵다

짓는 업에서 조심하지 않으면 그 결과인 '과보' 혹은 '응보'는 인간의 몫이 아니다.

 

조영남 자유로운 영혼인가 카피캣인가...

(어찌보면 이 말이 그를 가장 아프게 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조바심이 든다)

 

KW(81)

 

PS : 카피캣(copycat) : 호기심 많은 고양이는 사람이나 다른 짐승을 잘 흉내낸다

흔히 예술에서는 표절이나 짝퉁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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