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론
(세상을 보는 눈)
2018. 10. 19
요즘 이구동성으로 경제가 혹은 경기가 나쁘다고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특히,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시행으로 더 나빠졌다고 지식인이나
정치권에서 조차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여태 본인들도 그런 기조를 이어와놓고 지금에야 그 정책이 잘못 됐으니 폐기하라고 압박을 한다.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표현이 제격이다.
『인간은 제 눈에 보이는 것밖에 볼 수 없다』는 로마의 시저는 그런 인간의 약점을
간파하고 본인의 야심을 펼치고 결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
1. 그 많던 포장마차는 어디로?
예전 내가 해외주재 근무를 할 때 한국에 잠시 들어와 친구들과 회사 근처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술 한잔하려 생각했다 낭패를 당했는데 그 많던 포장마차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한 해 한 해가 다르게 포장마차가 줄어드는 것이었다.
어딜 가더라도 북적였던 포장마차는 이제 찾기가 어렵게 됐다.
서울 주위에는 명산들이 많다.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수락산, 불암산....
그리고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많은 명산이 즐비하다.
예전에는 산 초입계곡에는 웬만한 유흥가 수준이고 등산로 곳곳에도 간단한 음식이나 막걸리를 팔았다.
그들이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상가로 들어가 식당이나 유흥주점으로 변신을 했을 것이다.
길거리에 가게가 너무 많아 보이고 그래서 상가 임대료를 치솟게 했던 이유일 것이다.
또한 그들이 우리나라 소상공인 대열에 합류하여 많은 숫적 증가를 가져왔을 것이다.
그간 건물주와 건축업자들은 그런 길거리 난전을 정리하는 정부정책으로 얼마나 쾌재를 불렀을까
생각해볼 일이다.
2. 국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산업구조
적당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울나라 산업구조는 정말 기적에 가깝다.
전기.전자, 반도체, 철강, 건설, 조선, 중공업, 석유화학, 자동차, IT 그리고 최근엔 엔터산업까지
이런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정도 밖에 없다.
이들은 대부분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여 국제시장을 누비며 우리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아무리 국내 경기가 침체라지만 국제경쟁력을 갖춘 이들에게 큰 영향이 없는 편이다.
물론 업종에 따른 편차는 있지만.
오히려 그런 경기지표들로 유리해지는 환율 때문에 속으로 웃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나라에서 2인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 비율이 세계 최고라면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 만큼 '빈익빈부익부'가 심하다는 것이고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우선으로
국내에서 고용창출을 등한시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현재의 우리 수출경쟁력이나 경제지표로만으로 외국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실업율이 높고
저 많은 소상공인의 원성으로 나라가 시끄럽다면 배부른 소리한다고 웃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기업들의 한계도 보인다.
이미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세계1위의 상품이 즐비한데 그 위치를 지속하거나
보다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초학문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학계에서 통용되는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은 참담한 수준이다.
우선 매년 거행되는 노벨상에서 물리학, 화학, 생의학, 경제학에는 후보명단에도 우리의
저명학자는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는 문학상과 평화상이다.
(우리와 산업구조와 비슷한 미국이 329명, 독일 102명 , 일본 26명이고 중국 9명, 인도 7명이다.- 위키피디아)
이런 기초학문은 짧은 기간에 이룰 수도 없기에 참으로 망막하기만 하다.
누군가는 남북통일보다 더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일 거란다.
우리의 주요산업이 앞으로 지속 성장을 하려면 양에서 질로 부가가치를높여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한마디로 고도화를 하고 기술 집약 첨단화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요산업에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세계 1위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가보면 생산장비 일체가 일본, 네덜란드, 미국 등으로 깔려있고 원소재인 웨이퍼도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이드의 솔직한 설명으로 반도체 여러 공정 중 장비운용 기술 즉, 생산기술이 가장 뛰어나고 대신 설계부문이 가장 떨어진단다. 논리형 소자보다 기억형(Memory)형 위주다 보니 설계기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상성전자 휴대폰이 세계1위라지만 핵심프로세서는 전량 미국의 퀄컴칩이고 운용체계 또한 미국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베이,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 타이페이 101... 등 우리가 건설한 세계적인 고층빌딩은 거의 모두 미국, 일본, 유럽에서 설계한 것을 시공했고 감리 또한 외국계다.
조선에서도 고부가치 제품인 크루저선, 특수목적선(시추선, 쇄빙선 등), 해양플랜트 등에서는 거의 경험과 실력이나 경쟁력이 없고 양떼기로 하는 유조선, 벌크, 컨테이너선 그나마 조금 나은 LNG 운반선에서 앞서 가고 있는 편이다.
최근 KAI에서 제작하여 해외수출을 추진하는 T50 고등훈련기와 K50 경전투기도 마찬가지.
설계 및 운영체계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하고 엔진은 미국 GE사 F404-GE-102 하나로 단발형, 레이더는 이스라엘제 그외 미사일 포함 각종 탑재 무기는 모두 미국제... 대체 우리가 만든 부분이 무엇이고 우리의 부가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항공기술이 박약한 가운데 그나마 신통한 일이지만 KAI에서 본격전투기(아마 F-15)를 GE 엔진 2개로 조립생산하다 엔진 1개만 달아 음속 고등 전투기(T50) 혹은 경 전투기(F50)로 개발하겠다고 나선 것이야 말로 참으로 저렴한 한국적인 상품기획으로 보인다.
이런 걸 수출하겠다고 하면 대체 미국과 우방국이 아니면 누가 사겠는지.
자주국방의 상징으로 자체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K1, K2 전차도 독일제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고성능이라는 K9 자주포도 엔진을 독일 MTU사 라이선스 생산으로 탑재하고 있다.
그나마 부품을 정품 안쓰고 국내산 모조품을 썼다가 위급상황시 적절히 대처를 못했다는 후문이다.
전반적으로 우리의 경쟁력있는 산업과 상품들이 조립산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상이다.
그런 와중에 기초과학에서 노벨상은 참으로 아쉽고 답답한 현실이다.
3. 변화하는 삶의 패턴 ('워라벨')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개인과 그 목소리를 반영한 정부의 정책이 강력하다.
서구권에서는 오래전부터 '9 to 5'가 생활화되어 미국 팝송의 제목으로도 유행을 했었다.
(1980년 유행한 Dolly Parton의 '9 to 5' - 가사에는 그 시간도 억울하다는 내용이다.)
기업과 관공서가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개인의 시간을 늘려 삶의 질을
높이자는 의도인데 그로 인한 우리 주변의 변화는 다소 엉뚱한 불만으로 표출된다.
일찍 퇴근하니 회사 주변 식당이나 유흥업소가 한산해졌다.
회식에서 2차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벌써 오래 전부터였다.
여의도나 테헤란로의 사무실 밀집가는 밤에 썰렁할 정도다.
(술 좀 마시고 늦은 밤에는 택시 잡기도 힘들다.)
하지만 대신 헬쓰장이나 요리, 댄스 같은 취미학원이 성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알 것이다.
이건 경기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패턴의 변화 때문이라고.
이걸 누구한테 원망할까.
자신들에게 돈을 쓰지 않는 일반 국민에게?
결국 정부고 우리의 지도자다.
4. 인구구조변화와 돌파구
요즘은 어딜 가도 노인이 많이 보인다.
노인을 위한 시설이나 관광지는 물론이고 한 때 젊은이들의 장소에도 노인이 많다.
너무 젊어 보이는 노인 땜에 실례를 범할 때가 더러 있고 외모로 헷깔려
노약자 양보를 위해 고민할 때도 자주 있다.
그 이면에 그만큼 유소년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몇 년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지난 수 십년간 서서히 진행되온 것이다.
갑자기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부정적인 지표는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자살율, 교통사고 사망율, 행복지수, 저출산율, 청년실업율....
지속적으로 눈여겨 봐오지 않고 그 때 그 때 현상 위주로만 보니 화들짝 놀랄 일이고
바뀐 정부와 정책 그리고 우리의 지도자를 원망하고 성토하는 것이다.
여기 저기 망하는 입시학원과 폐교하는 학교도 줄어드는 학령인구 보다는
정부의 제도와 정책 그리고 지도자를 먼저 손가락질 한다.
역대 지도자들 그 누구도 우리 국민이 잘 먹고 잘사는 경제문제에서 자유롭고
대충 해도 된다는 사람이 있었을까. 아마 모두가 온 힘을 다해 용을 썼을 것이다.
왜 위와 같은 통계지표를 보고 일시적인 현상적인 문제라기 보다
경제 포함 우리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해보지 않을까.
인제는 이런 추세를 보고 일부 지도자나 경제 주체만 이해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을 넘어서
국민과 공유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고통분담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기다.
대통령만 잘하면 된다고 미루니 대통령병 환자들이 득실대고 욕먹고 비참한 퇴임 대통령만 나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21세기 OECD, 20-50클럽, G20 위상의 울나라 경제는
길거리 포장마차와 난전 그리고 그 전체를 포괄하는 소상공인의 경기가 척도는 아니다.
다만 그들을 좀 더 섬세하게 다루고 서로 이해를 키워가는 바탕에 절대강자인
대기업들이 얼마나 그들의 고용을 흡수하는 것이 안팎의 조화를 이루는 관건일 것이다.
중소기업육성?
지금의 구조 하에선 기초학문에서 노벨상 받는 만큼이나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하청이라도 공정하게 운영하도록 관리하는 편이 나을 지경이다.
이미 닥친 '인구구조변화'의 쓰나미는 지금보다 훨씬 혹독한 침체를 장기적으로 우릴 괴롭힐 것이다.
그 때마다 그때 뽑힌 지도자와 정부만 탓하고 있을건가.
사실상 그간의 결혼기피와 만혼, 저출산, 수명연장 등으로 벌어진 인구구조변화를
감당할 경제방안은 별로 없다.
이건 아플만큼 아프고 앓아야만 낫는 병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 중 남들이 가지지 않은 한가지
즉, '남북교류와 경협'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GDP 1% 정도의 성장효과를 견인해준다면
우리의 향후 20~30년이 그리 암울한 것만도 아니다.
제발 그 1%다. (선진국에선 GDP 성장 1%대 - 어려움, 2%대 - 견딜만함, 3%대 - 좋음)
천안함 침몰 이후 2010년 '5.24조치'로 모든 남북의 직접 교역이 중단되고
이후에는 집계조차 어려운 사정이다.
핵을 안고 굶어죽을 판인 북한을 동정해서라기보다
당면한 인구구조변화의 쓰나미에서 우리가 살 길을 찾기 위해서라도 남북경협은 우리한테 절실하다.
이걸 선택의 문제라고 보면 작금의 상황에서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하다.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해야하고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KW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춘(靑春)의 부재(不在) (0) | 2018.11.13 |
---|---|
영화 '공작'에서 보는 북한의 실상 (0) | 2018.10.29 |
새바람이 분다. (0) | 2018.09.15 |
비겁한 갑들 (0) | 2018.08.17 |
2018 한반도 팩트체크 (0) | 2018.07.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