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자연
2020.7.29
요즘 우리 동네 생태계 질서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지금쯤이면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 귀가 맹맹할 건데 올해는 좀 다르다.
그간 안보였던 까마귀가 날아 들었다.
매일 까치떼와 접전을 벌이지만 까마귀는 물러설 줄 모른다.
가끔 황조롱이와 새호리기도 삑삑거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든다.
어떤 때는 조롱이가 14층 높이의 우리 집과 거의 수평으로 호버링(정지비행)을 하며 그 아래 먹이를 노린다.
이 모든 변화가 바로 아래의 3~4백평 정도의 공터 때문일거다.
서울 도심의 비싼 땅이지만 원래 유치원 부지인데 요즘 유치원으론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그냥 비워두고 있다.
그 빈 땅에 채소도 키우다 말다 여러 해를 그냥 뒀더니 잡초가 자라 훌륭한 생태계를 만들었다.
우리 집에서 내려다 보는 잡초 무성한 공터는 새들의 휴식처이자 보금자리로서 항상 분주하다.
여름에 매미가 많다보니 요즘엔 까마귀가 날라들어 더러 공중전을 벌인다.
오늘 아침엔 우리집 창에 앉은 매미를 잡으러 까마귀가 와서 유리창을 덜커덩 때려 화들짝 놀라게 한다.
왠종일 아파트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까마귀 소리...
근데 뭐지.... 실실 쪼개는 미소. 이 기분좋은 미소란... KW
PS. 얼마 전 TV에선 원앙이 아파트 환기구에 둥지를 틀어 새끼를 부화해서 인근 개천까지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과 행인들, 교통경찰, 환경단체가 총동원된 <원앙가족 대이동>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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