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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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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미셀러니(신변잡기)

탄자니아 (Unexpected Journey)

by 홀쭉이 2019. 12. 10.

탄자니아 (the unexpected journey)

2019.12.10


대학 1학년 교양과목 중 영미단편소설에 <the unexpected Journey>가 있었다.

기차로 유럽을 여행 중이던 주인공이 잠시 졸다가 목적지를 지나 다른 나라에 도착하여 예정에 없는 여행과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퇴직 후 1년을 놀멍쉬멍 지치기도 했다.

2019년에 다시 일하고자 두 차례 시도한 직장생활도 적응실패로 조기퇴직.

마음이 정처없이 헤메니 몸도 망가지는 느낌.

5월에서 8월에는 허리통증이 심해 약물 시술과 친구(김정곤)에게서 한방치료. 

그래도 한 달에 두 세번 만났던 민석이는 2019년 방황하는 나를 보살핀 친구.


KOICA 해외봉사를 년초부터 시도했다.

처음엔 모로코, 두번째는 이디오피아 그리고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탄자니아.

나도 절박했지만 그쪽도 마찬가지인 것같았다. 궁합이란 이런거다.


두 차례 재취업에서 실패하여 허탈해진 내게 큰 딸(경림)은 내게 말했다.

"지금부터라도 아빠 하고 싶은 것을 하세요."

"아빠 세대가 겪고 있는 좌절과 허무를 소설로 한번 써보세요."

솔깃한 제안이었고 위안이었다.

이후 그 상실의 원조격인 헤밍웨이와 제럴드 피처럴드의 <로스트 제너레이션>도 반추하고 <프랑스 68혁명>에도 열광하다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도 읽고....

지난 세기 고도성장을 겪은 전후세대가 겪게 되는 좌절과 허망함의 필이 충만하고 시나리오가 긴가민가할 때 KOICA (KIDC)에서 탄자니아행 소식이 왔다.


세상...  인생사... 내가 어찌 알 것인가.

흐르는데로... 닥치면데로 받아 들일 밖에...

어쩌겠는가...  아프리카인데...  탄자니아인데...







탄자니아. 미지의 세계.

양재에서 기관교육 1주일과 영월에서 KOICA 본원교육 2주를 받고 나니 감이 왔다.

봉사자의 기본 소양교육과 정신무장... 


솔직해져야겠다.


킬리만자로, 메루산과 무수한 화산들...

세렝게티, 옹골옹골, 만야라호수공원, 그외 무수한 사바나 초원들...

빅토리아호, 탕가니카호, 말라위호, 그외 무수한 호수공원들...

마사이족, 바오밥, 탄자나이트 그외 무수한 열대과일과 새와 원시의 숲...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사피엔스, 호모이렉투스와 인류조상의 유골들...

노예무역항, 잔지바르, 다르에살렘, 아루샤, 스와힐리어, 니에레레와 그외 무수한 탄자니아 유적들...

피카소가 반한 탄자니아 그림과 조각상, 헤밍웨이의 방황과 허망함, 프레디 머큐리, 빌게이츠가...








곧 다가올 60을 앞두고 새삼 복잡한 심경...

방황, 허무..... 그리고 설렘과 두려움....

거기에 탄자니아가 있다.


한 줄기 푸념이자 기도가 있다.

"오직 사랑만을 남겨달라고..."


"Haraka haraka haina baraka"

(빨리 빨리에 복은 없다.)

"Pole pole ni mwendo"

(천천히 천천히 해도 움직이고 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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