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컨텐츠가 국제적으로 잘 나가는 것은 이유가 뻔하다.
지난 세기 2차대전 후 독립한 식민국으로서 우리처럼 성공한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와 민주화 글고 복지 등등에서. 울나라 기성세대의 상당수가 밑바닥에서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이 여태 살아온 인생 자체가 감동 스토리이자 훌륭한 컨텐츠다. 낯선 중년 몇몇이 선술집에서 거나한 술판에서 풀어놓는 무용담을 들으면 다음날 대본 하나를 건질 수 있다. (세상에 강제 징집하는 나라도 별로 없으니 남자들의 군대 얘기만도 플러스 알파다.)
그래서 한국의 컨텐츠에는 우여곡절과 역동성이 넘친다. 게다가 남북이 분단된 나라다. 거기서 오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도 넘친다. 밋밋하거나 평이할 틈이 없다. 선진국 사람들에겐 기특하고 대견해서.. 개도국 사람들에겐 부러워 따라 가고 싶어서다. 그들과 비슷한 시기에 식민 해방된 나라 중 이민가고픈 나라는 세상에 한국을 제외하고 달리 꼽을 나라가 없을 것이다.
미국과 일본도 그랬다. 1, 2차대전에 개입하여 세계를 평정한 미국이 비주류 이민자의 열패감을 딛고 자긍심이 넘칠 때 미국의 문화는 세계를 평정했다. '팍스 아메리카나'로 모든 예술 장르의 중심지가 되었고 그 이전까지만 해도 듣보잡이었던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LA의 '홀리우드'가 전세계 구석구석을 파고 들었다. 이태리의 '칸소네'와 프랑스의 '샹송'은 꼬리를 내렸고 모든 음악이 미국의 팝으로 대체되었다. 재즈, 부루스, 컨츄리, 트위스트, 발라드, 고고, 디스코, 랩, 힙합... 미국 팝의 변화에 따라 가기 바빴고 그냥 전세계인의 음악이었다.
일본도 그랬다. 1960대 후반부터 전후 복구와 고성장 시기에 패전국의 열패감을 벗어나는 대단한 문화혁명이 있었다. 동양에선 유일하게 유럽의 <68혁명>의 홍역을 겪은 나라다. 그때 이후 '엔카'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고 세계적인 필명의 문학작품이 쏟아졌고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근거도 불명확한 역사적 흔적이나 DNA적 '끼'를 찾을 필요가 없다. 그냥 지난 우여곡절의 공화정 70년사를 훌륭하게 잘 살아온 우리네 인생이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도 추세적인 경향이 있기에 우리보다 나은 컨텐츠나 역동성을 가진 나라가 나오면 자연스레 수그러들 것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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