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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 새가 없는 세상은 인간도 없다.
  • 세상만사 균형이고 조화다.
미셀러니(신변잡기)

탄자니아... 스와힐리어

by 홀쭉이 2021. 12. 11.

 

요즘 다시 동아프리카 토종 언어인 스와힐리어를 배운다. 인터넷 강의로.
제일 먼저 배우는 인사말. 설명하는 교수가 예전에는 특히 아침 인사가 무척이나 길었단다. 먼저 만난 당사자끼리.. 다음엔 가족 하나 씩의 안부를 묻고 나중엔 기르는 가축도 종류 별로 하나 씩 그리곤 농사가 있으면 그것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잠시 살아 보니 느낌이 팍 와닿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조금만 떨어져 시골에선 일단 밤이면 깜깜한 암흑천지다. 야행성 맹수의 시간이고 인간은 절대 약자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날이 밝아 눈을 뜨면 가족과 가축들의 생사를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 세렝게티 국립공원같은 야생에서 몇 일간 사파리를 나가면 특히 밤에 맹수의 공격이 아주 위험하고 반드시 숙소 주변엔 무장경비대가 밤샘 경비를 선다. 왠만한 도시의 집에서도 그런 무장경비가 필수다. KOICA의 봉사단원이 기거하는 숙소엔 반드시 그런 경비가 있어야 한다. 어떨 땐 밤에 총을 들고 숙소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그 무장경비원이 더 무섭기도 했다.
스와힐리어 진도가 좀 나가면 시계 보는 법을 익힌다. 그냥 숫자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셈법을 익혀야 한다. 그야말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말하지 못하는 격이다. 멀쩡히 시계의 오전 6시를 0시 혹은 12시로 읽어야 하고 오전 7시를 오전 1시로 읽어야 한다. 그러니 짜증도 나고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거긴 태양의 나라답게 해가 뜨는 오전 6시가 만물을 깨우는 시작이니 0시이고 그로부터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가 거기의 오전 1시가 되는 것이다. 하여 거기의 시간은 우리의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시작하는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곳 세렝게티에서 이동하는 동물들은 케냐, 콩고, 탄자니아, 잠비아 등 여러 나라를 건기 우기의 바뀜에 따라 왔다 갔다 한단다. 가축을 몰고 다니는 시골의 마사이족들도 그렇단다. 그래서 더러 국경분쟁도 벌어지고 소유권 주장으로 다툼도 일어난단다.
참으로 친자연적이다. 그런 곳의 사람들에게 서구식 문명 혹은 자본주의를 전수하는 봉사단이 참으로 허망하기까지 하다. 태양의 대지.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우리의 고향. 아침 날씨가 쌀쌀해지니 또 다시 그곳의 태양이 그립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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