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뜨내기_23 (2023년 마무리 대청소)
2023년 마지막 날 학교 컴퓨터실 두 개를 청소했다.
최근 새 교실에 설치된 최신형 컴퓨터와 각종 기자재.. 교실이 좁고 게다가 바닥의 청소상태가 나빠 몇 번 쓸고 닦았지만 개운치 않았다. 그래서 수업이 없는 일요일에 동료교사 둘과 학생 6명을 불러 모든 의자를 교실 밖에 옮겨놓고 바닥엔 세제와 살균제로 물청소를 하고 컴퓨터와 책상을 말끔히 닦았다. 끝나고 수고한 모두에게 근사한 점심을 쏘고 한 해를 마무리했다.
굳이 나이든 내가 그리 설친 데는 그들이 이 최신형 시설과 장비를 깔끔한 상태로 잘 활용하란 의미였다.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그들에게 40~50년 전 내가 그 학생들 나이 때 우린 수업이 끝나면 당번제로 매일 교실청소를 했고 한 달에 한 번은 모든 학생이 바닥부터 유리창과 천정까지 대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글고 우린 당시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받은 기자재를 귀하게 잘 사용하고 정말 깔끔하게 관리했다고 부연했다. 오늘날 잘 나가는 K-드라마와 영화는 1950년대 미국 홀리우드에서 사용했던 영사기와 촬영장비 다소 구형의 중고품을 원조받아 시작됐고, K-방산은 6.25 전쟁 이후 미군이 남기고 간 무기와 군수품을 애지중지 잘 사용하고 개량하여 오늘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방위산업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의 지난날 역경을 이겨낸 경험치와 정신일 것이다. 대외 원조가 국가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나라는 그 원조 금액을 좀 더 받으려 애쓰기보다 스스로 힘을 키워 그 원조 비율을 줄여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KW
PS. 세제와 살균제 때문인지 손바닥이 벗겨지고 있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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