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넘들
2010.7.25(일)
건방진 넘들...
요즘 4대강사업을 밀어부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자연알기를 너무 우습게 아는 것같아서다.
인간의 문명과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하더라도 우리는 지구와 자연의 아주 일부분만 안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부분은 여전히 신비로 남아있고 우리의 끝없는 노력과 도전을 기다린다.
때문에 인류는 후대를 계속 생산하고 그 신비를 푸는 일을 이어간다.
온대몬순지역에서 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 홍수가 나고 더러 재해를 입기도 하고 또한 장마철에 장대같은 비를 맞으며
무성하게 자라는 초목도 있다. 반대로 건기인 겨울에는 혹독하게 춥고 메마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한반도의
식생이고 생태다. 그것으로 우리의 세시풍속도 생겼고 우리민족의 정체성도 갖추어졌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자 축복이기도 하다.
친구들 중 자연과 새를 좋아하는 부류가 있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매니아 혹은 준전문가 수준을 능가하는데도 여전히 새에 대한 커다란 신비와 동경을 가지고 있다.
더러 새를 너무 영물스럽게 혹은 신비스럽게 포장하여 식상할 때도 있지만 그 근간에는 새에 대해 여전히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라는 걸 깔고 있어 그 과장이 밉지는 않다.
가령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새중 철새가 대다수인데 그들이 왜 늘 같은 지점을 년중 비슷한 시기에 정확히 찾아오는지
확실한 이유를 모르겠단다. 때론 바다를 건너고 높은 산맥을 넘어 수백킬로 혹은 수천킬로를 쉬지 않고 날아와야 하는데
도대체 무슨 힘으로 저리 먹지도 자지도 않고 날아올 수 있는지 모르겠단다. 어쩌면 씰데없는 자신감으로 이기다 아니면
그기다 단정적으로 말 할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대체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하물며 저 심심산골의 자그만 골짜기부터 시작하여 산과 들을 지나고 도시의 하수까지 다 받아
바다로 유유히 흐르는 그 엄청난 대자연(강)을 그리 큰 고민이나 깨달음도 없이 콘크리트로 쳐바르는 일부터 져질러겠다는 발상이
도대체가 이해 안된다. 글고 우리 한국인의 무수한 사연과 고락이 함께 하는 곳이기도 한데 사람들 얘길 별로 귀담아 듣지도
않고서 덜커덕 저질러다니. (물이 넘친다고 제방을 높게 쌓고 바닥을 싹싹 긁어내고, 물이 모자란다 하니 강을 막아 댐을
만들고, 물이 고여 썩는다니 그럼 물풀 좀 심고, 그곳 자생어류가 멸종한다니 어도 좀 만들어 주지 혹은 양어장에서 사다 방생
좀 해주면 되지 하는 식이다. 우리의 자연과 인생사가 그렇게 '되고송'으로 쉽게 해결되는 것일까?! 그런 만년 신비를 순전
지수준으로 해석하고 지맘대로 재단하려는 것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글고 이건 그 강가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물어선 안된다. 우리의 4대강이 그곳 사람들만 것은 아니다. 불국사가 경주사람
들만의 것이 아니듯 낙동강도 그곳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미래도 좋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숱한 추억과 삶의 역사가 베어있는 그리고 한반도의 젖줄인 우리의 신비와 동경을
함부로 대해선 안된다. 우리의 미래가 경제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론 풍요로운 자연과 함께 하는 신비와
동경이 더 큰 미래의 행복으로 부각될 것이다. 내가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할 때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가장 그러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이야 말로 가장 복받은 사람들이자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왜? 그들은 주어진
자연속에서 진정으로 풍요롭고 감사하며 살기 때문이지.
돌이켜볼 때 우린 '새마을운동'으로 많은 것을 얻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잃기도 했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그렇게 해서 사라져간 추억속의 초가지붕, 때묻은 문설주, 기둥과 댓돌, 닳아 흔들거리며 바람소리나는 사립문, 연기쩔은
정지간, 틈새로 풀나무가 삐죽나온 검버섯핀 돌담, 찬샘 우물, 이리 저리 구불구불한 논둑길, 버드나무가 도열한 신작로,
언제나 신비로 가득찬 도랑과 냇물, 둠벙들 . . . . . . 이런 것들이 미치도록 그립다.
고마 해라. 고마해. 니는 배가 부르다 아이가?1
근데 내는 이런 것에 목이 마르고 고프다.
제발 제발 좀...........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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