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숨은벽
2011.3.5(토)
특무(판용)가 내생각을 잘 꽤뚫어 본 것같다.
아차산 야간산행보다는 아직 가보지 못한 북한산의 능선코스를 원했다.
그랬더니 불광역에서 만나 버스를 타고 효자2리에 내려 숨은벽 코스를 잡았다.
모처럼 5총사 모두가 모였다. (종얄성, 나, 영식이, 판용이, 양규)
(오늘은 카메라를 안 가져가 모두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다.)
시작점에서 따뜻한 날이 중턱에서 부터 변덕을 부렸다.
위태로운 바위. 그냥 발로 걷어차면 굴러내릴 것같은...
해골바위다. 가운데 눈부위에 눈이 녹은 물이 얼었다.
드디어 능선을 올라오니 숨은 벽이 나오고 뒤로 인수봉과 백운대가 보였다.
사진찍느라 손이 많이 시렸을꺼다.
위에서 내려다 본 해골바위
아찔한 낭떠러지를 옆으로 하고... 나머지는 우회를 해야했다.
저기를 오르자니 엄두가 안난다. 망연자실 쳐다보는 종얄성.
그래도 폼은 잡고
우리가 걸어온 암릉이다.
우람한 바위 뒤로 도봉산이 멀리 보인다.
사람도 같이 한폭의 그림이다.
벌써 맥이 풀린 영식이. 모든 것이 귀찮아 보인다.
역시 코스를 잘 잡았다.
아마 작년 이맘때 바로 옆의 염초봉코스도 대단했는데 숨은 벽 코스도 못지 않는
훌륭한 코스였다.
특히, 설경과 어우러진 장대한 암릉은 또다른 비경을 만들었다.
백운대 정상을 쳐다보니 운무가 지나고 있었다.
혹시, 상고대를 볼 수도 있다는 기대가 들었다.
그런데 암벽을 비껴타고 8부 능선부근에서 눈부신 얼음꽃이 나타났다.
아마도 나무에 눈이 쌓여있다 비를 맞고 녹다가 차가운 날씨에 얼어버린 것 같았다.
그런 횡재는 처음이였다.
눈꽃이나 상고대는 보았어도 얼음꽃은 여태까지 못본 장관이였다.
8부 능선에서 얼음꽃이 시작됐다.
숨은 벽을 앞두고 공격앞으로
역시 특무한테도 만만찮은 코스다.
특무의 사진이 기대된다.
이리도 맑고 투명한 명품 얼음꽃이다.
등산객들은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하여 사진찍기에 정신을 팔 정도
저기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가 숨은 벽이란다.
여기도 저기도 얼음꽃이 장관이었다.
이 횡재수에 입을 다물줄 모른다.
마치 꽃동네에 온 것같다.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길로 내려와
햇볕이 있는 동남 방향은 더욱 눈부셨다.
저기 아래로는 수유리가 보인다.
이것이 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에서 벌어진 자연현상이다.
얼음궁전 속에 와있는 기분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오니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더욱 눈부셨다.
해가 나오니 얼음꽃은 떨어져 내렸다.
마지막 깔딱고개를 너머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 고개를 너머 하산길로 접어드는데
얼음꽃이 햇살이 반사되어 눈부시게 펼쳐졌다.
모두들 아쉬운데로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런 황홀함 속에서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햇살에 녹은 얼음이 나무에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떨어져 내렸다.
마치 고드름처럼... 근데 떨어져 내리는 얼음에 머리를 맞으면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그러니 빨리 빠져나와야 했다.
그렇다면 햇살 속에서 빤짝이는 나무위의 얼음꽃은 단 한시간도 못보는 비경인 것이다.
얼마나 큰 행운이였는지...
저기 백운대 위로는 얼음꽃이 더욱 찬란해 보인다.
백운대 앞 망경대와 위문
비경을 뒤로 하고 큰 횡재를 한 산행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아래는 도시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다.
9시 40분부터 시작하여 3시 반에 하산완료.
구기동 버스종점 부근에서 뒷풀이
무엇보다 북한산의 숨은벽 코스의 비경과 황홀했던 얼음꽃에 모두들 흡족한
산행이였다.
그렇게 또 기분좋은 컨텐츠로 채운 하루였다.
또 다른 감동의 산행을 기대하면서
KW
판용이의 사진을 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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