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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또한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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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자연론(1)

by 홀쭉이 2011. 4. 29.

 

자연론(1)

2011.4.29(금)

 

자연(自然)이라는 말은 만국 공통어 처럼 보인다. 

우선 중국의 한자어권에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는 自然으로 동일하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것이 그 뜻이다.

 

알파벳을 근간으로 하는 서구유럽과 미주대륙도 'Nature'를 어간으로 하여 파생된 단어를 사용한다.

영미유럽의 'Nature'가 뜻글자가 아닌 표음(表音)문자이니 뜻풀이가 안되지만 'Natural'인 형용사형으로 바꾸면 그뜻이 금방 분명해진다. 

 

하여 우리가 '자연스럽다'라고 하는 것의 근본은 자연에 있는 것이다. 

자연의 상태가 되면 무엇이든 옳바르고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억지스러워 옳바르지 못한 상태를 '부자연스럽다'라고 한다.

그것은 곧 인위(人爲)이고 조작(造作)인 것이다. 

 

인류는 산업혁명을 거쳐 근.현대를 지나면서 비약적인 문명의 발달을 이룩하였다.

그것을 집대성한 것이 인간이 집단으로 모여사는 '도시'다.

따라서 우리가 사는 도시는 인위와 조작이 넘쳐나는 '부자연스런'곳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정상상태를 회복하고 재충전하기 위해 가끔씩 인근의 자연을 찾기 마련이다.

 

근데 이상한 좀비족이 등장했다.

바로 도시형 인간이다. (사실 도시인 대부분이 그렇다.)

그들은 자신이 사는 집도 콘크리트 칠갑의 고층아파트에 칸칸이 박혀 살며 고층 빌딩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햇살도 한번 쬐지 않고 살아간다.  

쉬는 날에도 인근의 자연으로 나가기 보다는 집과 도시에서 머무는 것이 더 편하고 오히려 자연으로 나가면 불편하단다. 

 

서글퍼지만 오늘날 한국이 그 정점에 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인구밀도가 높다 보니 도시거주 비율이 높고 따라서 좀비족이 많다.

 

주로 도시에만 머물다 보니 자연을 잃거나 잊어버리기 쉽다.

그리하여 인간의 자연성 자체를 잃어간다.

모든 것이 인위적이고 작위적이 되어야만 뭔가 제대로 된 것으로 착각한다.

 

기껏 받아들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달력에 나오는 그림같은 풍경뿐이다. 

그외는 버려진 곳들이고 정리해야할 대상이다.

일부 육지의 잡초가 우거진 대지나 해안 뻘습지 혹은 실개천을 포함한 계곡과 하천이 그들에겐 손볼 대상인 것이다.  무참하게도 '버려져있다'는 식의 막말을 한다. (21세기 그것도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나라에서 그런 표현이 난무한다.)

 

나는 보성에서 북으로 뻗은 보성강과 곡성의 순자강 그리고 남원에서 내려와 구례에서 합쳐지는 섬진강 유역의 광활한 하구습지(압록습지)를 좋아한다.  그곳은 울퉁불퉁한 바위와 억새밭 그리고 고운 모래와 자갈밭이 혼재된 그야말로 생명이 넘치는 곳이다.  그곳은 푸른 풀밭에서 누런 황소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장면을 배경으로 영화에 여러번 나온 곳이기도 하다.

 

근데 그곳이 인위에 익숙한 도시인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그리고 오늘날 토건정부는 그곳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왜 이리 지저분해?!"

"여기 도지사가 누구지?  여기 군수가 누구지?!"

"대체 일을 전혀 안하고 있구만...  빨리 불러 여기 싹 밀어버리고 깔끔하게 하라고 해!"

 

전부 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이지만 올린 분들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감사...  그리고 미안)

 

그리운 섬진강

 

 

 

 

 

 

 

여기 부분이 압록의 정수부분이다. (여길 볼려면 강건너에서 봐야 한다.)

 

 

어째 저런 곳을 지저분하다고 할 수 있는지...  원통하고 답답할 뿐이다.

저런 곳을 각지게 다듬고 보를 만들든지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어야 편안해지는 모양이다.

 

이수복의 비온 후 파릇한 보리밭이 그대로 보이지 않는지...

 

 

 

 

 

 

 

그리하여 내가 또 아끼는 진주로부터 남강이 내려와 낙동강과 합쳐지는 '남지의 하구습지'도 그렇게 4대강 정비사업으로 망가져 버렸다.  인제 그곳에서 옛 흔적을 찾으려 한다면 그곳을 아는 친구와 함께 술을 한잔하며 예전에 다녔던 기억을 더듬는 것 뿐이다.

 

남지 둔치 (습지는 좀 더 올라가야 한다.)

 

 

 

 

 

우린 사막 속에서 오아시스를 갈망한다.

도시인에게 오아시스는 자연이고 그런 갈망이 자연스런 것이다.

우리에게 그런 갈망이 없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태이고 괴물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Be Natural !!!"

 

불행히도 지구의 최고 우점종은 인간이다.

더 심각한 것은 스스로 통제가 안되는 무한 욕망의 집단이다.

죽을 때까지 그 극단으로 치닫는 어리석은 괴물이다. 

 

아!!!!!!!!!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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