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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영화·문학·음악·사진)

새야 새야 파랑새야

by 홀쭉이 2011. 5. 6.

 

새야 새야 파랑새야

2011.5.6(금)

 

같은 학번이면서 동갑내기인 유명인사중 안철수와 조수미가 있다.

특히, 소프라노 조수미는 서울대 음대를 나오자 마자 이태리로 유학하여 정통 오페라를 배웠고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헤르베르트 폰 캬라얀에게 픽업되어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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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오랜 유럽생활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발매한 음반이 '새야 새야 파랑새야'이다.

오페라가 드문 우리 가곡계에서 흔히 성악가들이 즐겨부르고 대중화되어 있는 노래들을 골라 디스크를 발매했다.

 

 

조수미같은 세계적인 소프라노의 유명세가 작용했는지 그 음반은 우리나라에서 그간 판매된 모든 클래식음반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판매기록을 세웠다.  그 사건으로 조수미는 역시 실력과 흥행을 겸비한 초대형 스타임을 과시했고 우리나라 성악계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5월19일 안양예술회관에서 조수미초청공연이 있다.  기대가 크다.)

 

근데 조수미는 왜 하필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타이틀곡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시비

 

 

전래민요인 이 노랫말에서 파랑새는 녹두장군인 '전봉준'을 지칭한다 한다.

전봉준(全琫準)의 전(全)은 여덟 팔(八)과 임금 왕(王)으로 이루어졌는데 따라서 '팔왕'인데 전봉준의 생가가 전북 정읍군 이평면 조(鳥)소리라 하니 '팔왕새'라고 불렀다.

팔왕새는 발음하는데로 자연스레 '파랑새'가 되었고 졸지에 여름철 가끔씩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철새인 파랑새가 그 영예(?)와 함께 우리민족의 한(恨)까지도 뒤집어 쓰고 말았다.

 

 

 

파랑새는 주로 숲속에 사는데 작은 비둘기만한 여름철새로 주로 숲속에 사는 작은 벌레들을 먹고 산다.  노랫말에 나오는 것처럼 녹두밭에 앉아 꽃을 따먹거나 곡물을 먹지도 않는다.   따라서 파랑새가 녹두밭에 앉을 일은 거의 없다.

 

노래말로는 혼탁한 시기에 백성의 한을 풀기 위해 의롭게 봉기한 녹두장군, 전봉준이 위태해지자 일본과 합세한 관군에게 붙잡히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베여있다. 

 

결국 혁명은 실패하고 체포되어 압송되고 서울에서 처형된다.

녹두가 달린 노란 녹두꽃.  한동안 노랑은 김대중선생의 상징색이기도 했다.

 

전봉준이 녹두장군으로 불린 배경은 그가 작은 키에 다부진 체격때문에 어릴때부터 '녹두장군'이라 불렸다 한다.  예전 우리 어른들은 작은 어린애를 가소롭게 부를 때 "콩만한 놈이 맹랑하네." 라는 말을 자주 썼었다.  그중에도 전봉준은 녹두(綠豆)였다.

 

인제사 내가 가끔 보는 파랑새는 전봉준과 우리 민족의 한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가는 '자유새'가 되었다.  그토록 관념의 지배가 무서운 것이다.

 

 

잘 가세...   파랑새여. 

 

다시 돌아올때는 아무런 아픈 과거도 없는, 인연조차 없는 자유새로 오소.

 

 

kw

 

PS : 여기 사진도 모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것이다. (사진 올린 분들에게 감사하고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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