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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악마의 선택

by 홀쭉이 2011. 5. 22.

 

악마의 선택 (미시시피 하류 대홍수)

2011.5.21(토)

 

지구상에는 겨울철에 눈이 많이 쌓이고 봄에 녹아내려 하류지역에 대홍수를 겪는 곳들이 여러 곳 있다.  주로 큰 산맥을 끼고 있는 고산지대인데 미국의 록키산맥과 유럽의 알프스 일대가 그렇다.

 

하여 그런 곳 하류지역에는 비도 별로 내리지 않았는데 상류쪽 고산지대에서 겨우내 얼어붙은 눈이 녹은 물과 비가 한꺼번에 내려오니 홍수가 난다.

 

지난 10일부터 미국북서부 록키산맥일대에 눈녹은 물과 중부지역의 비가 합세하여 하류로 홍수를 몰고오자 루이지애나주는 고민에 빠졌다.  이미 미시시피강 하류의 강둑이 막아야할 용량을 초과하는 상황이고 만일 사나운 물길을 이기지 못해 둑이라도 터지면 아래의 대도시를 덮쳐 더 큰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더 있는 상황이라 안절부절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미국정부와 루이지애나는 인구가 밀집된 하류의 배턴루즈와 뉴오리언즈를 살리고 물길을 돌려 모건시티와 후마와 주로 농촌지대를 희생하기로 했다. 

 

뉴오리언즈로 가는 물길을 중간에 모간자방수로를 열어 우회토록 했다.

드디어 모간자방수로을 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모간자방수로 아래 지역이 침수되었다.

우리에겐 한 여름 장마철에나 있을 법한 홍수가 봄철에 벌어진다.

 

암튼 이런 안타까운 사태를 보고도 나는 여러가지로 재미있고 한편으론 흥분되기까지 하다.

 

우선 우리가 어렸을 적 익히 읽었던 마크트웨인의 '토소여의 모험'이나 '헉클베리핀'의 배경이 되는 거대한 강, 미시시피가 아직도 이런 엄청난 대자연으로 인간을 압도하는 신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렇다.  

 

그리고 본론은 이른바 '악마의 선택'이라 불리는 미국지도자의 선택이다.

공리주의의 원칙에 따라 소(小)를 희생하고 대(大)를 살린다고 하지만 과연 그 '小'에 포함된 주민들이 양보를 하고 받아들이냐는 문제다.  아다시피 70년만의 대홍수로 미시시피 하류의 그런 지역은 한번 침수되면 오랜기간 살아왔던 생활터전이 완전히 파괴되고 복구에 걸리는 기간도 길다.

 

하지만 지난 18일(목)에 우회방수로를 개방하고 인근 일대가 침수되어 이재민이 발생하는 가운데 아직 미국지도자들이 결정한 것에 해당 지역주민과 지역정치인들의 거센 반발은 들리지 않는다.

 

이런 것이 아무리 '해가 저물어 가는 미국'이라 하지만 앞선 나라와 국민이 보여주는 성숙도 혹은 여유이기도 할 것이다.

 

 

(5월 12일 현재 침수당한 미시시피강 일대지역이다.)

(엘비스프레슬리가 초기 활동한 주무대였던 멤피스도 잠겨 오히려 평온해 보인다.)

(수재를 막기 위해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전주민이 나섰다.)

(생업과 삶의 근거지를 잃은 상실감에 억장이 무너지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는 자연현상과 재앙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이럴때 일수록 여유를 찾는 사람도 있다.)

 

 

과연 오늘날 한국은?

지금 내가 직업상 속한 곳한 지역정서와 행정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이다.

 

지난 80년대초 한국에서도 군사정권시절 한강에 큰 홍수가 있었다.

한강 중상류에서 쏟아진 집중호우가 서울로 내려오고 그날 오후부터는 강화도와 김포를 거슬러 오는 만조와 겹쳐 서울을 위협했다.  당시 전두환대통령은 일산과 고양일대를 희생하기로 하고 강둑을 폭파시켰다.  하여 인근 일대는 홍수로 물난리를 겪게 되었다.  물론 지역주민들의 원성도 있었겠지만 당시는 아직도 총칼의 두려움이 있었던지라 큰 반발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어떨까?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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