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2011.8.6(토)
휴가 첫날
서울에서 6시간을 달려 도착한 부산 광안리 처가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이 있었다.
장모님이 딸과 손녀들과 얼싸 안으며 반가움을 나누고 있는 사이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처가의 낡은 집 벽에 붙은 이끼였다.
장인이 돌아가신지 5년이 되어가자 장모님이 애를 써서 돌본다 하지만 집은 서서히 생기를 잃어갔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군데 군데 홈이 생긴 그곳에 이끼가 검버섯처럼 피어났다.
하지만 어쩐지 그 이끼가 자연스럽고 서로 인사를 하듯 반갑기만 한 것은 나도 나이를 먹어감일 것이다.
그리고 벽에 위태롭게 달라 붙어있는 모습이 내가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동병상련에서 일 것이다.
"반갑네. 자네! 그간 잘 붙어 지냈는지?"
"우리 다음을 기약하긴 서로 어렵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무탈하시길..."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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