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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고안될 전설

그 아이...

by 홀쭉이 2012. 12. 21.

 

그 아이...

2012.12.19

 

 

 

아침에 경은이가 방에서 전화를 받고 나오며 울음을 터뜨렸다.

너무도 큰 슬픔으로 어깨를 들썩이기에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슨 일일까?

 

wife가 안고는 겨우 진정을 시키며 무슨 일인지를 물었더니 지난 1학기까지 단짝이었던

친구가 자살기도를 했단다.

손목을 그어 과다출혈로 수혈을 받고 곧 수술을 해야 한단다.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는 두 아이가 동병상련하며 잘 지냈는데 그 아이는 견디다 못해 2학기

부터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서 최근 경은이와 뜸한 상태였다.

그래도 시험기간이 끝나면 둘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밤샘을 하기도 했다.

전학 가기전 1학기에는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내가 가끔 둘을 차로 태워 주기도 했다.

 

우리가 보기에 겉으로 그 아이는 인사성도 밝고 쾌활한 편이었다.

피아노도 잘 치고 경은이와 단 둘이 우리집에서는 웃음이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중학교 내내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도 놀림과 따돌림을 당하며 늘 외로웠단다.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도 그랬던 모양이었다.

경은이는 그런 그 아이와 충분히 놀아주지 못함을 늘 아쉬워 했다.

 

그런 그 아이가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가족과 친구와 이 세상을 버리기로 했단다.

 

....................

 

백지장같이 창백한 얼굴과 핏기없는 입술로 멍하니 병실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을 그 아이를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다.

그간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당장은 경은이가 걱정되었다.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

 

경은이를 뺀 우리가 투표를 하고 오니 경은이는 이미 나가고 없었다.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외부 접촉을 금함에도 경은이는 친구에게 달려갔다.

그리고는 어두워져서야 어깨가 쳐져 돌아왔다.

얼마나 울었던지 눈은 충혈되고 부어 있었다.

그래도 누워있는 친구에게 웃는 모습을 보이려 애를 썼단다.

 

.....................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의 하늘은 뿌옇고 차가운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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