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청춘... 경림이
2013.5.16
늦은 시간에 야근 중인데 경림에게서 전화가 왔다.
좀 태워줄 수 없겠냐고 해서 어디냐고 물었더니 신도림 근처를 걷고 있단다.
태워줄 형편이 안되서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라고 일렀다.
내가 일이 늦어져 새벽 두시가 넘어 집에 도착하니 혼자 자지않고 문을 열어 주었다.
대강 얘기를 들어보니 경림이는 진로 걱정에 몹시도 심란한 하루였단다.
그제부터 진로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으로 밤을 지새고 다음날은 4시간의 강의를 모두 제키고
고민 끝에 지도교수를 찾아가 상담을 했단다.
엉겹결에 맞이한 교수도 이런 저런 가능성만 잔뜩 늘어 놓을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단다.
저녁이 되어 낙담한 경림이가 친구와 식사하며 가법게 술을 한잔했고
이후 걸어서 밤 늦게야 집에 도착했단다.
누구보다 바쁘고 보람차게 대학생활을 하는 경림이
옆에서 보기에도 가슴 벅찬 경림이
그런 경림이가 고민에 빠졌다.
최근 두 개의 과외를 하며 부지런을 피우던 경림이는 그 중 하나를 그만두었다.
스스로 학비와 용돈을 벌겠다던 경림에게 과외 하나를 그만둔다는 것은 스스로의 자존심에 큰 상처였다.
하지만 나는 경림이가 얼마나 많은 인내와 안간힘을 썼는지 익히 안다.
학생과의 갈등, 부모의 무관심 혹은 냉대...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겪는 스트레스 못지 않은 그런
하지만 경림이는 끝까지 버텼다.
학부모와 학생이 모두 포기하지 않는 한 가르치는 사람이 학생을 포기할 수 없다고
그럭 저럭 일년이 훌쩍지나도록 냉대와 갈등 속에 버티다 결국 지난 주에야
부모가 그만하자고 했단다.
예감은 했지만 막상 그곳을 벗어나니 시원섭섭하면서도 허탈감과 자괴감이 몰려와
몇 일간 정도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오히려 경림이가 큰 일을 해냈다고 드디어 이겨냈다고 역설적으로 추겨 세우며 위로했다.
경림이는 통렬한 울음으로 그 슬럼프를 빠져나왔다.
여전히 경림이는 바쁘다.
학과공부는 물론 두 개의 동아리에서 활발하고 인제 하나 남은 과외에서도 충실하여 용돈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고 남자친구와도 여전히 다옹다옹 그리고 열렬하고 또한 학과 친구 선후배와 돈독한 관계유지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과도 주도적으로 친분을 끌고 가며 그 바쁜 일정에도 일주일에 반나절은 사회봉사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과외로 번 돈에서 자선단체에 매월 자동이체로 기부를 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재테크를 위해 기백만원의 펀드도 가입해 수시로 수익율을 점검하며 귀여운 불평을 늘어 놓기도 한다.
이렇게 바쁜 경림이와 외식을 한번 하려면 경림이의 빡빡한 스케줄을 제일 먼저 물어 봐야 한다.
더욱 세련되고 예뻐지고 무러 익어가는 경림이
그런 경림이가 고민에 빠졌다.
고뇌하는 청춘... 경림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다.
내 대학시절이 그랬지 못한 것에 부럽고
능히 잘 해내고 그 이상을 감당하려는 것이 자랑스럽다.
대체 경림이는 어디까지 펼치려는지
경림이는 그것 때문에 힘들고 고민에 빠져있다.
아름다운 청춘... 경림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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