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양록 (看羊錄)
2009.9.10
어제 퇴근하고 아파트로 들어서는데 경비아저씨가
듣고 있는 라디오에서 조용필이 통곡하듯이 부르는
간양록(看羊錄)이 흘러 나왔다.
간만에 반갑기도 했고 그 구성진 목소리를 그냥 지나
치기 뭣해서 끝까지 다 듣고 엘리베이트를 잡았다.
내가 조용필을 좋아하는 여러 이유중 그의 곡과 가사
가 우리민족의 한과 정서를 담고 있어서이다. 겉으로
뻔한 것보다는 곰곰이 생각해서 음미하며 베어나오는
사골의 육수같은 느낌이다.
'황진이'이도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가사나 곡 그리고
구성진 창법 모두 절창을 이루는 기본이다.
그중 '간양록'은 내가 군제대후 PTC 써클모임에서
시끌벅쩍한 애프트미팅에서 어설프게 부른 적이 있다.
분위기깨는 노래이고 조용필이 웃고 말 내노래 실력
이였지만 사람들은 그 어색한 내노래를 더러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썸머캠프를 마치고 뒷풀이를
부산광한리 바닷가에서 했는데 그때 나는 또 분위기
에 걸맞지 않은 Neil Diamond의 'I am... I said.'를
불렀다. 아.... 그 어색함이란.)
암튼 간양록은 그노래말의 유래를 알고 더욱 애착이
갔던 노래였다.
조선중엽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의 대유학자였던 강항이 일본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며
간을 애이는 고통으로 쓴 글이 '간양록'이다. 실제
그는 일본에서도 조선선비로서 절개를 굽이지 않았고
그에 감동한 일본의 학자들의 도움으로 귀국할 수 있
었다. 일본체류 내내 목숨을 걸고 왜의 부당성과 귀국
을 주장하였고 심지어 일본정보를 조선으로 빼돌리기
까지 하였다. 2년 9개월간의 볼모생활에서 6차례나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였을 정도로 그의 절개와
조국에 대한 그리움은 간절하였다. (80년초반 사극
으로 방영된 바가 있다.)
그런 그가 피눈물로 쓴 글이 '간양록'이다. 그리고
조용필은 애간장이 타도록 통곡하며 불러 강항의
간절함과 비통함을 대변하고 있다.
절창이요!!!!
간양록 (看羊錄)
신봉승작사, 조용필노래
이국 땅 삼경이면 밤마다 찬 서리고
어버이 한숨 시름 새벽 달일세
마음은 바람 따라 고향으로 가는데
선영 뒷산에 잡초는 누가 뜯으리
어야어야어야어야 어~ 어어~
어야어야어야아아~ 어야어~
피눈물로 한 줄 한 줄 간양록을 적으니
님 그린 뜻 바다 되어 하늘에 닿을세라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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