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의 그림과 일본민화
2009.9.9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난 조선시대 후기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그림을 보고 다소 놀란 점이 있었다.
겸재는 여태까지 조선의 화풍(畵風)이 다소 추상적이고 상상 속의 정경
을 담고 있었다면 겸재는 '진경산수화'라 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하는
정경을 묘사하였다.
북원수회도첩
당시 조선은 임란이후 조선수신사의 영향과 무역교류를 통하여 상호
문화교류가 있었는데 일본은 조선에 많은 것을 배우려 했다. 유교, 불교
뿐만 아니라 도자기나 회화에서도 그런 흔적이 많다.
회화에서는 특히, 겸재 정선이 많은 영향을 준 듯하다. 겸재는 산수화든
사람사는 정경을 담은 그림이든 사물의 실루엣을 분명히 했다. 하여 그림
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색채도 그이전 보다는 다양하고 자연색에 가까운
표현을 했다.
몇년전 한국으로 반환된 겸재의 대표작인 '금강전도'는 여태까지 산을
그렸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구체성과 뚜렷한 실루엣이 보인다. 특히,
일본사람들이 이그림을 좋아했는지 최근까지 훔쳐가 있다가 한국으로
반납을 했다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민화는 겸재의 화풍에 다소간 영향을 받은 듯하다.
일본의 민화는 담백하면서 분명한 실루엣 그리고 강렬한 색채로 많은
서구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일본민화를 보고있으면 깔끔하게 잘
차려진 일식집 셋트메뉴를 보는 듯하다. 하여 일본음식은 깔끔하면서
화려한 색으로 그린 한폭의 일본민화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음식에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오늘 하필 브라질 손님과 일식을 먹었는데...)
일본민화
그런 일본민화가 일본이 서양과 무역을 하면서 도자기를 수출할 때
포장지로 사용되면서 도자기는 물론 일본민화가 서양화단에 큰 반향
을 불러 일으켰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고흐미술관에 가면 고흐도
일본민화의 영향을 받아 그린 모사작이 여럿 전시되어 있다. 그외 독일
이나 프랑스에서도 일본민화가 당시의 후기인상파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다.
일본민화 (해녀도)
일본이 자랑하는 에니메이션영화의 원동력은 일본민화라고 하는 주장
을 들은 바가 있다. 특별히 식견이 없어도 분명한 실루엣, 강렬한 원색
의 일본민화를 보고 있으면 '미야자끼 하야오'의 대다수 작품들이 '아!
그뿌리가 여기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조선민화와 일본민화 비교(미인도)
아무튼 일본의 17세기 이후 민화와 지금의 일본 에니메이션이 겸재
정선의 화풍과 닮아있고 그의 그림을 간직하려 했다면 그들의 뿌리가
조선에 닿아있을지도 모른다.
혼자만의 상상이고 주장이지만 참으로 기분좋은 발견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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