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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른다.

by 홀쭉이 2017. 11. 13.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른다.

2017.11.13


1.

요즘 신정부가 집권하여 일련의 개혁작업을 하는 것에 냉소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제법 거창하게 우리의 과거 역사를 조명하며 조선시대의 사화(士禍) 정도로 치부하거나 민족성을 들먹이며

적폐청산은 커녕 중도에 흐지부지 되고 말 것이라는 자조적인 뇌까림을 자주 듣는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하는 말일 것이다.


특히, 정권교체와 함께 많은 고위 공직자나 정부의 임면권이나 입김이 작용하는 공공기업체와

관변단체 등에서 물러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서 그런 기류를 증폭시킨다.

으례 정권교체와 함께 바뀌어 왔던 자리마저도 그런 불만을 드러내고 명분화한다.

("사회주의 세상이 됐다더라.") 


그들이 불만을 성토하는 바탕에는 그들이 지난 경제성장기의 주역이었고

본인들이 이룩한 눈부신 성과를 무시한다는 배신감과 박탈감이 있다.

좀 더 나가면 그것을 넘어서 자신들이 고생할 때 일하지 않고 데모나 했던 사람들에게

정권을 넘겨줘서 나라의 주도권을 뺐겨 이런 수모를 당한다고 억울해 한다.

심지어 그들이 치열하게 살아온 과거를 송두리채 부정당하고 무시당한다는

극단적인 모멸감을 피력하기도 한다.


   2.

분명 우리는 불과 수십년 전 세계 최약체국, 최빈국에서 오늘날 엄청난 양적, 질적인

성장을 이룩했고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풍요와 대외적으로 입지 즉, 사람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 눈을 크고 넓게 뜨고 보면 우리 역사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던 일본이나 중국

그리고 러시아는 보다 더 강대국이 되어 세계질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들의 역사에서 가장 방대한 영토와 경제력으로 성장했고 일본도 패전국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강대국의 대열에 당당히 서 있어 중간에 끼어 있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여전히 남북분단으로 우리끼리 체력소모하고 서로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것은 주권행사나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결국 70년 전의 상황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풍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런 점을 간과하면 안되고 진솔한 자기성찰과

반성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3.

우리가 이룩한 경제성장에 자아도취하여 우리 스스로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가장 크게는 '가족'이다.

요즘 남편이나 아버지를 스스로 '가장'(家長)이라고 부르기가 쑥스럽다.


아마 우리 딸들이 "왜 아빠가 가장이에요?" 할 것같다.

"아빠가 왜 내 미래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그래요?"


Wife도 마찬가지다.

집안 일에 내가 맘대로 결정하고 따르라고 하다간 아마 같이 살기 힘들 것같다.

쫒겨나거나 이혼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누군가는 자조적으로 세태를 원망하며 불만을 터뜨리지만 우스운 얘기다.

우리 스스로 그렇게 수용하고 바꾼 것이다.


그것은 추락한 가장의 위상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소중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남편이나 아버지로서의 독보적인 지존보다는 아내로서 엄마로서 아들로서 딸로서

각자의 소중한 위치와 역할로서 말이다. 

민주화는 정치용어 이전에 우리의 가족과 생활에서 나오는 것이다.


가족의 성원으로 소중함, 그들의 주권이 곧 민주화의 원천인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요즘은 심지어 반려동물, 가장 흔하게 집에서 기르는 개(dog)한테도 집안에서 서열에서 밀린단다.

Wife(엄마), 자식 그리고 자신(개) 그 다음에 그놈(?)으로 매긴단다.

콩가루 집안이 아니고 대단히 민주화된 집안이다.


 4.

그럼에도 가장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찌보면 이것이 본질이다.

먹고 사는데 있어 주종(主從)관계이다.

오너와 직원

고용인과 피고용인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모기업과 가맹점


우리 생활에 가장 밀접하고 중요한 이것이 우리 가족관계만큼이나 변화했을까.

어찌보면 남북통일보다 더 어려운 인간본연의 숙제이기도 하다.

하여 이런 것은 일시적인 제도개혁이나 엄단으로 개선이 어렵다.

결국은 의식이다.



'독불장군(獨不將軍)' 이란 말이 있다.

결국 인정을 안해주면 자기 혼자 힘을 잃고 뻘쭘해지는 것이다.


현 정부는 거창하게 '적폐청산'의 혁명기치를 내걸지만

적어도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분위기 조성 혹은 국민들의 의식전환 정도의 성과를

만든다면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제법 싹수있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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