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호주오픈
〔부제 : 정현 vs 조코비치]
2018.1.23
어제 경기(16강)는 대단한 한 판이었다. 정현의 상대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는 4대 메이저 대회(그랜드슬램)만 12회 그리고 국제대회 통산 68회나 우승한 레전드 급. 올해 31세이니 20세부터 국제대회에서 매년 평균 6~7회나 우승을 했던 셈이다. 그랬던 조코비치도 잦은 부상으로 2016년부터 하강세. 최근엔 엘보우가 와서 지난 6개월간을 쉬었단다. (헬쓱해 보였다.) 그리하여 세계랭킹 14위으로 떨어졌다. 어쩌면 조코비치에게는 건강회복과 함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복귀전일 수 있고 정현에게는 2년 전 3-0 으로 완패한 것에 대한 설욕전일 수도 있었다.
조코비치는 정현의 우상이자 롤모델. 둘 다 테니스 선수층이 얇은 나라 출신이고 군계일학으로 국제경기에서 실력을 키우고 성장해야 하는 처지. 신체적 열세로 강력한 서비스에 의존하기 보단 스트로크 플레이. 즉, 주거니 받거니 긴 랠리로 상대를 지치게 하여 한 점 한 점 따내는 끈질긴 노력파. 이 모든 것이 서로 닮았다.
경기 결과는 7-6, 6-5, 7-6 세트스코어 3-0. 겉으로 3-0의 완승으로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피를 말리는 혈투였다. 정현과 우리 국민에게는 우상을 넘어 그랜드슬램 8강 진출의 쾌거. 정현에게선 익히 보아왔던 플레이였지만 조코비치에게선 그 답지 못한 플레이였다. 우선 보기에도 헬쑥한 얼굴에 좌.우측 코너를 악착같이 따라가서 받아치는 그의 전매특허가 실종되었고 잦은 서비스 폴트와 스트로크 미스. 그리고 그런 실수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다혈질로 뱉어대던 욕설과 심한 어필, 라켓 내팽개치기 등도 볼 수 없었다.
아무튼 정현은 랭킹 58위로 14위의 조코비치를 이긴 것과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큰 폭의 순위상승이 예견된다. 정현의 다음 상대는 미국의 '샌드그렌'. 이 선수도 비슷한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현재 랭킹 97위인 샌드그렌이 세계 8위 바브링카에 이어 5위인 도미니카 팀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이 그와 맞붙어 작년에 2-1로 한번 이긴 적이 있지만 최근 그의 상승세가 신경쓰이는지 "아픈 조코비치보다 미친 샌드그렌이 무섭다." 라고 할 정도다. 여기서 이기기만 하면 전설 중의 전설인 '페더러'와 준결승이다.
작년 3월 초 동유럽 출장에서 세르비아의 수도인 베오그라드에 내가 묵었던 호텔 이름은 '노박 조코비치' 였다. 그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호텔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그는 내 우상이기도 했다. KW
PS. 경기 후 정현이 경기장 한 복판에서 서서 한 인터뷰에서 그의 우상인 조코비치 플레이를 따라하여 성장할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내 바램엔 거기에다 조코비치가 부상에서 회복하여 완쾌한 몸으로 다시 한번 경기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해주었다면 나와 정현의 우상에 대한 최대의 멘트가 아니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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