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경쟁력 (한국 연예계 변화)
전세계 인류학자는 지난 70년간의 한국사회 변화에서 다른 나라와 대별되는 흥미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다.
한국사회는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함께 폭발적인 인구증가로 단위 면적당 가장 높은 밀집도로 이루게 되었다. (515명/㎦, 2017년) 그런 밀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이 펼쳐졌다.
다양한 경쟁력있는 산업 속에서 최근 발군의 성장을 보이는 산업 중 하나가 엔터테인먼드(연예계) 분야다. 예전 한국 연예계 3대 사건으로 미스코리아, 대학가요제 그리고 <개그콘써트>를 꼽는다.
그 중 개그콘써트는 당사 방송을 타며 유명세를 떨치던 코메디언과 개그맨들의 그늘에서 무대에 서보기 힘들었던 비인기 개그맨들이 대학로에서 연극극장을 빌려 콘써트 형식으로 개그를 한 것이 인기를 얻고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자 그걸을 방송에서 직접 제작하던 것을 대신하여 아웃소싱한 것이다. 그리하여 기존의 방송에서 주류였던 인기 개그맨들이 대거 퇴장하고 비주류인 개그콘써트 개그맨들이 등장하여 신주류를 형성했다.
이미 미스코리아와 대학가요제가 사라지고 명맥이 끊어진지가 오래 전이다. 최근 지난 수십년간 우리를 웃겼던 개그콘써트도 방송에서 사라지게 된단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이런 서운함 속에서 누군가는 존속을 시켜야 한다는 억지 주장도 하지만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벌써 많은 개그맨들은 개인사업자로 유튜브를 통해 전성기 이상의 인기와 부를 누리고 있다. 거기서도 사실은 방송의 개그프로에서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비주류들이 먼저 그 길을 개척했다. 유명세가 있는 개그맨들은 오히려 그 대열에 들어서기가 어정쩡한 면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 비인기 개그맨임을 드러내는 측면이 있으니 말이다. 암튼 우린 주류방송에서 때가 되면 나오는 개그프로 말고 유튜브로 찾아서 보며 웃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소재도 다양하여 웃을 꺼리가 훨씬 풍성해졌다. 인제는 대중교통으로 이동시나 침대에서 잠들기 직전 유튜브 몰카개그 시리즈 몇 편을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 개그맨들의 뛰어난 연기력에 기성 탤런트나 배우들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예능프로 진출이다. 거의 대부분의 예능프로에 그들이 주류로 시청율을 끌어당기고 있다. 거기에 등장하는 연예인은 출신을 따지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명성만 있다면 조건없이 등장하고 나중엔 본업이 무엇인지 헷깔릴 정도다. 아예 소속사에서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하여 가수로 공연도 하고 예능프로에도 내보내고 방송 드라마나 영화에도 출연시킨다. 막간에 CF는 기본이다. 하여 소속사는 수익창출을 위해 소속연예인의 활용과 관리에 대단한 노하우를 발휘한다.
변화와 적응, 도전과 응전, 진화론 등이 아마 한국사회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게 나타날 것이다. 세계의 인류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나라와 국민이 아닐까? <Dynamic Korea> 아니... <Dynamite Korea> 이다. KW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세대의 자기표현? (0) | 2021.04.30 |
---|---|
허울좋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속뜻 (0) | 2021.01.01 |
문재인의 광주 부채의식과 심재철의 양심 (0) | 2020.05.20 |
진보 대세의 이유? (0) | 2020.04.25 |
보수의 재건? (0) | 2020.04.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