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즐겨 보는 취미를 가진 친구 따라 다닐 때가 있다.
그들 중에는 전문가 수준을 넘는 열정과 지식을 가지고 탐조활동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인제 한국의 내륙이나 도서지방을 섭렵하고 거의 모든 텃새와 철새를 관찰하고선 해외 원정 탐조까지 나간다. 그들이 수집한 희귀새의 사진과 탐조기록은 학자들이 인용할 정도다. 연 구실이나 강의실에서 바쁜 학자를 대신하여 필드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자연상태에서 단시일내 많은 종의 새를 보려면 철새의 이동경로를 따라 중간 기착지에서 왕창 보는 것이다. 하여 이동철이 지나 육지 전역에 흩어진 새를 보려면 정말 뛰엄 뛰엄이다. 근데 탐조명소라 해서 찾아 갔는데 더러 별로 못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때가 안맞든가 혹은 환경의 변화로 타지역 이동 혹은 멸종했든지 하는 경우다.
글고 무엇보다 건강한 생태는 아주 작고 가녀린 새부터 대형 맹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이 섞여 있는 상태다. 실제 원시자연이 비교적 잘 보존된 아마존 우림지역, 아프리카 중남부 대초원이나 시베리아에 가면 동물의 밀도가 그리 높지 않다. 대신 적정한 공간과 먹이사슬을 가지고 다양한 종이 섞여 살고 있다. 어쩌면 인간이 지구에서 가장 기괴한 군집생활을 할 것이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가장 고등동물이 한꺼번에 엄청난 숫자가 몰려 사는 것이다. 가장 부자연스러운 생태파괴의 모습이다. 자연계 타 동물은 너무 싱거운 상대라 결국 인간들끼리 경쟁하며 희노애락의 삶을 이어간다.
이런 일본 속담이 있다. "오늘 새한테 벌어진 일이 내일 인간에게 나타난다." 그 만큼 새는 인간의 생활에 밀접하고 지구환경 변화의 바로미터라는 것이다. 작고한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새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한국의 새>라는 조류도감을 만든 이유다. 초판 이후 두 번의 증보 개정판을 출간했지만 여전히 구 회장의 머릿말은 유언처럼 아련히 맴돈다. 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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